"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빙속 스타'로 불러주세요"
하얼빈서 金 2개 등 메달 4개
고교 때부터 성인 대회 출전
각종 경험 쌓으며 일취월장
김민선의 대항마로 떠올라
한시대 풍미한 이상화처럼
잘 탄 선수로 기억되고싶어
◆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 여자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 또 하나의 별이 떴다.
동계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해 2관왕을 포함해 메달 4개를 따낸 이나현(19·한국체대)이다. '신(新)빙속여제' 김민선(25·의정부시청)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그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 간판급 선수로 떠올랐다.
지난 11일 동계아시안게임 일정을 모두 마친 이나현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이제 다 끝났다. 홀가분하고 기쁜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시상대에 한번만 올라가자는 생각으로 나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결과가 좋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100m와 팀 스프린트에서 금메달, 500m에서 은메달, 1000m에서 동메달을 각각 획득한 이나현은 메달을 딴 후 친구·가족에게 모바일메신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축하를 받았다. 이나현은 "국제 종합 대회에 나온 게 처음이라 메달을 따고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를 듣는데 뿌듯했다. 어렸을 때 TV에서 스포츠 경기에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걸 보면 '나도 나중에 저거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스스로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나현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생활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이지만 그전부터 운동에 대한 재능이 남달랐다. 그는 "학교에서 계주를 하면 언제나 나갔다. 달리기는 학교 전체 1등이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배우는 시간이 있어 자연스럽게 접했던 스피드스케이팅은 어느새 그의 인생 전부가 됐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며 국가대표가 되는 꿈을 꿨던 이나현은 중학교 3학년 때인 2021년 2월 전국남녀 종별종합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어 고교 1학년 때 처음 국가대표가 됐다. 그는 주니어가 아닌 시니어 대회에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1월에 주니어 한국 기록(34초48)과 세계 기록(37초34)을 연달아 작성한 무대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 대회와 월드컵 대회였다.
이나현은 "주니어 세계 대회를 경험한 건 적었고, 곧바로 시니어 대회에 나갔다. 처음에는 스케이트를 엄청 잘 타는 외국 선수들을 보고 멀게만 느껴졌다. 그래도 작년에 기록을 세우고 상위권에도 몇 번 오르면서 세계 무대에서 조금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171㎝ 큰 키에 시원시원하게 질주하는 경기 스타일은 이나현의 장점으로 꼽힌다. 고교 2학년 때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했고, 힘을 길러 탄탄한 체격을 갖췄다. 그는 "첫 스타트를 하고 30m에서는 예전부터 강점을 드러냈다. 최근 1년 사이 훈련을 거듭하면서 후반부 스퍼트를 보완했고,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나현의 MBTI는 'ESTP'로 모험을 즐기는 활동가형이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는 운동에 관련된 생각을 전혀 안 하려고 한다. 삶에서 재미를 추구하고, 국제 대회를 다니면서 룸메이트랑 있으면 하는 것도 없는데 잘 웃고 즐겁게 보낸다"고 했다. 반면 운동할 때만큼은 달라진다. 특히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쓴 훈련일지는 이나현을 더 강하게 만든 존재다. 그는 "훈련을 마치고 그날그날 어땠는지 적으면 어떤 걸 보완해야 하는지 피드백도 정리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쓰고 있다. 원래 성격은 무계획적인데 훈련할 때만큼은 계획적"이라며 웃어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최다 메달을 땄지만 이나현에게 김민선은 여전히 큰 존재다. 김민선은 이상화의 뒤를 이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 부문 간판급 선수로 활약해왔다. 이나현은 "라이벌이라기보다 민선 언니를 따라가려면 난 아직 한참 멀었다. (이미 언니는 높게 올라 있다.) 나도 뒤따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연 이나현의 롤모델은 이상화다. 다만 아직 이상화와 마주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했다. 이나현은 "유튜브 등 동영상을 통해 과거에 경기한 모습만 봤다. 이상화 선수가 은퇴하고 그 뒤에 내가 선수가 됐다. 언젠가 한번 꼭 뵙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빙속여제' 이상화, '신빙속여제' 김민선이 있다면, 이나현은 어떻게 불리길 바라고 있을까. 그는 한참 고민하다 '빙속스타'를 꼽았다. 이나현은 "뭔가 마음에 든다. 별이 반짝반짝하지 않나. 나도 반짝반짝 빛나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그는 "난 앞으로 더 보여줄 게 많은 선수다. 이상화 선수처럼 나도 그 시대에 스케이트를 잘탄 선수로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하얼빈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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