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안 쳐줘서 계엄?” 尹 발언에 후폭풍.. ‘유치함’인가 ‘책임 전가’인가

제주방송 김지훈 2025. 2. 1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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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탄핵심판서 “야당이 박수도 안 쳐줬다” 주장.. 논란 증폭
野 “국회서 냉대받아 계엄? 말 되나”.. “대화 단절, 주범 누구?”
2023년 10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변론 과정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을 설명하며 “국회 시정연설 때 민주당 의원들이 박수를 치지 않았다”라고 주장한 발언이 정치권에 거센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야당은 “대통령이 박수를 안 받았다고 계엄을 정당화하려 한다”며 “국회를 무력화하려 한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반면 여권에서는 “야당이 극단적인 대립을 조장해온 결과”라며 맞서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SBS 캡처)


■ 윤 대통령 “대화·타협 외면한 건 야당” 주장.. 野 “국회 무력화, 정당화 못 해”

윤 대통령은 1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서 “국회에서 예산안 기조연설을 하러 가면 야당이 아무리 미워도 얘기를 듣고 박수라도 쳐주는 것이 대화와 타협의 기본”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전부 고개를 돌리고, 악수를 거부하며 ‘사퇴하세요’라는 말까지 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자신이 일방적으로 소통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야당이 먼저 대화를 거부했다는 논리로 해석됩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본인 페이스북 캡처),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본인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너무 유치하다. 박수 안 쳐줬다고 계엄을 했다는 논리인가”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를 쳤나? 오히려 등을 돌리고 도망갔다. 그렇다면 그때도 계엄을 해야 했다는 말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국회 탄핵소추단 일원인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또다른 라디오 인터뷰에서 “삐쳐서 계엄을 한 것이냐”라며 “대통령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냉대를 받았다고 해서 군대를 동원할 명분이 생기나”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검찰총장 시절에도 반대 의견을 이야기하는 검사들은 철저히 무시하지 않았나.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 “계엄 정당화하려다 자책골” vs.“야당이 먼저 극단화”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정치권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에서는 “국민을 겁박하려 한 내란 행위를 정당화하려다 오히려 자기모순에 빠졌다”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이 박수를 쳐주지 않아서 국회에 총 들고 쳐들어갔다는 말보다, 윤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불법과 부정을 감추려 했다는 분석이 훨씬 설득력 있다”라며 “이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23년 10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반면, 여권에서는 “야당이 대통령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대화의 기회를 원천 차단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킨 원인”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당이 임기 초반부터 탄핵을 입에 올리고 극단적 대립을 조장하지 않았나”라며 “결과적으로 서로가 정치적으로 격돌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소외감을 느낀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 계엄 선포 배경, 명태균 특검으로 밝혀질까.. 야당 “12·3 내란의 실체 규명”

논란이 격화되는 가운데, 야6당이 공동 발의한 ‘명태균 특검법’의 통과 여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이 왜 하필 지난해 12월 3일에 선포되었는지, 그 배경을 밝히기 위해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주장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예고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떳떳하다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만약 특검을 끝까지 막는다면 ‘내란 공범’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2023년 10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나가기 전에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을 “정치적 공세”라고 반박했습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당이 탄핵을 합리화하려고 특검을 추진하는 것일 뿐, 이미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을 재차 정치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주장하고 있어 윤 대통령의 ‘박수’ 발언이 정치권의 격렬한 공방을 촉발한 가운데, ‘12·3 계엄’의 실체적 진실이 어떻게 규명될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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