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이 언제라고요?"…잊힌 나물과 오곡밥, 이곳만 반짝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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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이 언제라고요? 전혀 몰랐어요."
12일인 정월 대보름을 하루 앞둔 전날(11일) 오후 5시쯤 서울 송파구 새마을 전통시장에서 '뉴스1'이 만난 임 모 씨(33)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이렇게 말했다.
한 채소가게에서 마른나물을 종류별로 산 서 모 씨(71)는 "정월 대보름쯤이면 당연히 나물밥을 먹어왔는데, 요새 젊은 사람들은 그런 문화가 아닌 것 같다. 나물 여러 가지를 일일이 삶고, 무쳐서 해 먹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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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방식 '간소화'…소수 가구 늘고 간편식 선호

"정월대보름이 언제라고요? 전혀 몰랐어요."
정월 대보름은 한 해의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날로, 음력 1월 15일에 지내는 우리나라의 주요 명절 중 하나지만 잊힌 전통이 돼가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정월 대보름 전날 오곡밥과 각종 묵은나물(말린 나물)을 넣은 비빔밥을 먹고, 부스럼을 예방하기 위해 밤, 호두 등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무는 부럼 깨기를 해왔다.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식사하고,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도 있었다.
그래선지 "정월 대보름 나물입니다", "대보름 나물 사세요" 하는 채소가게 사장들의 우렁찬 호객 소리가 전통시장을 가득 메웠다. 떡집 두 곳은 백설기를 만드는 직사각형의 넓적한 판에 이날만큼은 오곡밥을 지어 포장 팩에 넣어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시민들 대부분은 곧 정월 대보름이라는 사실도 미처 실감하지 못했다. 무말랭이, 마른 애호박, 시래기, 마른 가지 등 한 팩당 3인분 상당의 묵은나물을 두 팩에 5000원에 파는 채소가게 세 곳을 한 시간가량 지켜본 결과, 20·30대는 전무했고 중장년층 시민들만 가게 앞을 서성이는 모습이었다.
한 채소가게에서 마른나물을 종류별로 산 서 모 씨(71)는 "정월 대보름쯤이면 당연히 나물밥을 먹어왔는데, 요새 젊은 사람들은 그런 문화가 아닌 것 같다. 나물 여러 가지를 일일이 삶고, 무쳐서 해 먹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떡집에서 오곡밥을 산 이 모 씨(55)는 "나물 해먹기도 번거롭지만 오곡밥도 잡곡을 하나하나 사다 해 먹는 게 편리하진 않아서 때마침 팔길래 샀다"며 "식구가 네 명이라 해 먹는 거지, 적었으면 안 샀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월 대보름 음식이 아닌 만두를 산 김 모 씨(28)는 "동생과 저녁을 평소 간단히 먹는다. 밀키트 같은 간편식을 선호하는 편이고 나물은 잘 상해서 사서 먹지도 않는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이 채소가게 앞에 모여 나물을 구경하는 모습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반짝 특수'를 누리는 곳은 이날만 정월 대보름 나물 반찬을 파는 전집이었다. 이 전집은 30㎝가량의 직사각형 팩에 원하는 나물 반찬 완제품을 담아 포장해 갈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었다. 손님 6~7명 정도가 꾸준히 가게 앞에 줄을 섰다.
정월 대보름 음식을 챙겨 먹는 문화가 점차 흐려진 것은 일상생활이 점차 '간소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인 등 소수 인원 가구의 증가세도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족, 대가족 중심인 전통적 삶의 방식을 계속 지향한다면 이런 전통이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현 사회는 많은 부분이 간소화돼 있다. 명절에도 잘 만나지 않고, 차례를 지내는 의식 자체는 남아 있지만 축소된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 가구가 많아진 것 등 여러 생활 방식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연관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장래가구추계(시도편): 2022∼2052년'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가구원 수는 2022년 2.26명에서 점차 줄어 2052년 1.81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가구 유형은 2052년 모든 시도에서 1인가구 비중이 가장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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