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韓철강, 현지 공장 투자 가속화화나

무관세 쿼터제 폐지 → 25% 보편 관세 적용 가닥
현대제철, 현지 공장 논의 진행 중
포스코도 미국 투자 가능성 열어둬
정부 " 충격 최소화 위해 적극 협상 나설 것"
트럼프 "상호관세 이틀 내 발표…보복 신경 안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하면서, 그동안 한국이 적용 받아온 무관세 쿼터제 적용이 사실상 폐지된다. 주요 철강 수출국들과 함께 보편 관세를 적용받을 것으로 가닥이 잡히는 가운데, 국내 철강사들은 현지 투자 확대를 통한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관세 포고령에 서명한 이후 국내 철강사들이 미국 현지 투자 등 다양한 대책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 제품에 25%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어떠한 예외나 면제도 없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한국은 263만t의 철강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받는 대신 그 이상은 수출하지 않아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주요 철강 수출국들과 함께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적용받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 기업들의 대미 수출은 부담은 대폭 증가하게 됐다.

이에 현대제철은 미국 내 복수의 주 정부 측과 접촉하며 현지 첫 제철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유력 후보지로는 미국 남부 지역이 거론됐다.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 등이 미국 남부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서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미국 제철소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투자 의사 결정이 나오면 외부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도 이달 초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현지 진출 가능성에 대해 "투자비가 높고,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면서도 "다양한 옵션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국내 철강사들은 미국 수출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항이다. 지난해에만 미국에 수출한 철강 물량은 281만t으로 캐나다와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알루미늄 업계 역시 알루미늄박의 미국 수출량은 전체 수출 가운데 38%를 차지해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한국이 쿼터제 적용을 요청한 이유가 미국내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에게 안정적으로 소재를 조달할 수 있는 측면이 있어서인데 이제는 부담이 한층 높아지게 된다"며 "단기적으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부담 요인이 될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효력 개시가 다음 달 12일부로 시행되기 전까지 이를 두고 치열한 정부 협상 시도가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다가오는 고위급 미국 방문 계기에 우리 업계의 입장을 적극 피력하고, 미국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때도 일괄 적용을 언급했다가 물 밑 협상을 통해 쿼터제로 적용됐다"면서도 "이번에도 협상 가능성이 있을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