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구치소로 면회 온 친윤계 의원에게 “당이 자유 수호, 주권 회복 운동을 진정성 있게 뒷받침해주면 국민의 사랑을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계엄은 국민의 자유와 주권을 군대를 동원해 제한하는 조치인데 계엄을 선포한 사람이 자유, 주권을 말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계엄에 대해 미국 영국 등 자유 민주 국가들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 “권위주의 시대 회귀를 떠올리게 한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느닷없는 계엄으로 어렵게 쌓아온 자유 민주 국가의 위상이 한순간에 추락했다.
윤 대통령은 “어려운 분들과 영세 자영업자를 잘 챙겨달라”고 했다. 지난 설 연휴엔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추위와 생계에 얼마나 힘이 들까 걱정”이라고도 했다. 계엄령 이후 환율이 치솟고 국내 증시가 내려앉으며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 경제는 더 얼어붙었다. 국가 신용등급 강등 우려까지 나왔다. 송년회, 신년회 등이 줄줄이 취소되며 수백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주름은 더 깊어졌다. 윤 대통령은 먼저 ‘내 책임’이라고 말했어야 한다.
지난 탄핵심판 변론에선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를 쫓아가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국회의원 체포나 유혈 사태 등이 없었으니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무장한 군인이 국회로 난입하는 장면을 전 국민이 생중계로 목격했다. 범행에 실패한 사람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납득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윤 대통령 말대로 민주당의 방탄과 연쇄 탄핵 등 국정 방해가 심각했고 많은 국민이 이에 공감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엄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계엄은 헌법상 전쟁이나 그에 준하는 사태에만 선포될 수 있다. 계엄 이후 리더십이 붕괴한 한국은 미국 트럼프가 글로벌 경제·안보를 매일 흔들고 있는데도 전화조차 못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국민에게 호소하고 당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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