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에 ‘팔레스타인’ 뜨면 압수…이스라엘, ‘예루살렘 명소’ 서점 급습
아동용 색칠 공부 책도 뺏어
‘팔 정신에 대한 탄압’ 비판
공분 일며 석방 촉구 시위도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유명 팔레스타인 서점에서 주인을 체포하고 서적을 압수해 공분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은 해당 서점이 테러리즘을 조장하는 책을 판매한다고 주장했으나, 팔레스타인 정신에 대한 탄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BBC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전날 동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서점 ‘에듀케이셔널’을 찾아 주인 아마드 무나와 마무드 무나를 체포했다. 인근 호텔에 있는 다른 지점도 급습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해당 서점이 ‘테러리즘을 선동하고 지원하는 책을 판매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경찰은 그러면서 아동용 색칠 공부 책 <강에서 바다까지>를 예로 들었다.
해당 도서의 ‘강’은 ‘요르단강’을 뜻하며 ‘강에서 바다까지’는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이르는 지역에 있는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지구, 가자지구 등을 일컫는 표현이다. 일부 이스라엘인은 이 표현이 이스라엘의 존재를 부정한다고 주장한다.

서점 주인의 가족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당일 아무 경고 없이 급습해 온라인 번역 앱으로 제목에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 사람’이라는 단어가 포함되거나 팔레스타인 국기가 표시된 책 수백권을 압수했다. 압수한 책 중에는 가자지구 전쟁을 다룬 책, 그라피티 예술가 뱅크시의 작품이 담긴 책 등이 있었다. 이스라엘 경찰은 서점 폐쇄도 명령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이스라엘 경찰이 책장을 수색하며 책이 바닥에 떨어진 장면이 담겼다.
서점 에듀케이셔널은 1984년 문을 연 뒤 예루살렘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문학, 중동, 국제정치 등에 관한 서적을 갖춰 외교관, 언론인, 관광객 등이 많이 찾는 곳이며 팔레스타인 지식인 사회에서도 존재감이 컸다고 전해진다.
이번 사건으로 공분이 일며 서점 주인을 석방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이날 이들의 구금 심리가 열린 법원 밖에는 시위대가 몰려와 석방을 촉구했다. 심리에는 유럽연합(EU) 몇몇 회원국, 영국, 브라질 등의 외교 관계자가 참석했다고 CNN은 전했다. 서점 측 변호인은 “수색은 법적으로 타당한 근거 없이 진행됐다. 그 책들은 어떠한 위협과 위험도 제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주이스라엘 독일 대사는 “많은 외교관처럼 나 역시 에듀케이셔널에서 책을 찾아보길 즐긴다. 주인 가족은 평화를 사랑하고 자부심 있는 예루살렘 주민”이라고 엑스에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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