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기관지염 악화로 거처에서 일정 소화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의 기관지염이 악화하고 있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황은 전날 바티칸 사도궁의 공식 집무실이 아닌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프랑스의 이슬람 지도자를 접견하며 "몸이 안 좋다. 기관지염을 앓고 있어 외출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공개된 영상 속의 교황은 지쳐 보였고 눈 밑 부분은 까맣게 변했으며 부어오른 얼굴과 힘겨운 호흡이 포착됐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코리에레델라세라는 "교황의 얼굴이 부은 것은 원활한 호흡을 돕기 위한 스테로이드 치료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88세인 교황이 기관지염에 걸린 지 이날로 7일째이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있다.
교황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자신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역대 교황이 기거한 호화로운 사도궁 관저를 떠나 교황청 사제들의 기숙사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지내고 있다.
교황은 지난 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강론 도중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도중에 강론을 중단했다. 앞서 지난 5일 수요 일반알현에서는 보좌관이 대신 교리교육 원고를 대독했다.
젊었을 때 폐 일부를 절제한 교황은 최근 몇 년간 겨울철이 되면 호흡기 질환에 시달린다.
2023년 3월29일에는 수요 일반알현을 마친 뒤 갑작스럽게 호흡 곤란을 호소해 이탈리아 로마의 제멜리 종합병원에 긴급 입원했다. 당시 그는 급성 폐렴 진단을 받았다.
이후 같은 해 6월에는 탈장 수술을 받기 위해 다시 입원했다. 잦은 입원과 건강 문제에도 그는 교황직을 유지하며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일각에서는 자진 사임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그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2023년 2월 콩고민주공화국 방문 때 "교황직은 죽을 때까지 하는 종신의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생전에 은퇴할 것이라는 관측에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다만 교황은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2013년 즉위 당시 사임서를 작성해 뒀다.
코리에레델라세라는 "교황이 주변의 휴식 권고를 거의 따르지 않고 있다"며 "고령과 건강 악화 속에서도 하루 여러 차례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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