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엄마, 선생만 믿으라고 했는데, 선생에 살해돼”… 하늘이 아빠의 절규
“엄마·아빠와 학교 선생님은 너를 지켜주는 슈퍼맨이라고 했는데 선생이 아이를 죽였습니다. 누굴 믿어야합니까.”
11일 오후 고 김하늘(8)양의 빈소가 차려진 대전 건양대병원장례식장. 눈물을 참느라 벌게진 눈의 하늘이 아버지 김모(37)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꺼냈다. “항상 하늘이에게 불러도 따라가도 되는 건 부모와 학교 선생님이라고 했는데, 왜 이런 일이…” 김씨는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하늘이가 연락이 안된다”는 미술학원 실장의 연락이 온 건 오후 4시30분이 넘은 때였다. 회사에 있던 그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 후 학교로 갔다. 아이 휴대폰에 깔아놓은 위치추적앱을 켜니 ‘성인의 숨소리’만 들렸다.
김씨는 “위치추적앱을 켜면 상황이 실시간으로 들리는데, 성인이 100m 달리기 한 후의 숨소리처럼 거친 소리와 서랍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다”며 “앱을 켜면 알람소리가 나는데 몇번이나 누가 그걸 끄더라”고 실종 상황을 설명했다.
하늘이 가족과 경찰은 위치추적앱 신호를 따라 나뉘어 하늘이를 찾았다. 오후 4시50분쯤부터 학교 관계자는 학교를, 가족은 경찰을 따라 인근 아파트를 돌았다. 그러던 중 학교관계자들과 학내를 살펴보던 하늘이 할머니가 2층 시청각실을 열었고, 그곳에서 하늘이가 갖고 다닌 물통과 가방 등을 찾아냈다. 가족이 그곳으로 달려갔을 땐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고 그는 말했다. 교사는 하늘이 할머니가 발견한 후 경찰을 부르자 자해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하늘이는 일면식도 없는 교사에 의해 살해당했다. 하늘이의 몸에는 수많은 방어흔이 있었다”며 “그저 학교 교사이기 때문에 따라갔을텐데, 사건 발생 나흘전에도 학교에서 난동을 부리고 문제가 있었다는데 어떻게 그런 교사가 학교에 복직할 수 있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하는 아빠에게 인사를 하려 오전 6시40분이면 눈을 떴다. 김씨는 “매일 오전 일찍 일하러 나가는 아빠한테 잘 다녀오라며 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던 아이였다”며 “어제 오전에도 평범하게 출근 인사를 나눴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며 참던 눈물을 흘렸다.
사건 전날인 지난 9일은 하늘이 동생의 생일이었다. 김씨는 “앞으로 둘째아이 생일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만해도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제2의 하늘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하늘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가해자의 목표가 됐을 것”이라며 “정신질환이 있는 교사가 학교를 맘대로 다니는데 누구라도 대상을 찾지 않았겠냐, 다시는 하늘이같은 일이 일어나선 안된다”고 관련 법 마련을 호소했다.

그는 “학교 안전·보안시스템은 제대로 작동이 안되고 있다”며 “아이들을 데리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대리인을 지정하고 방명록을 쓰는데 이런 확인 절차가 거의 유명무실하다”고 비판했다.
하늘양 빈소에 학교 교사들이 들어섰다. 조문하던 교사들이 울음을 터뜨리자 김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학교에서 애가 죽는데, 어떻게 학교를 보내냐”고 토해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른 학생들을 잘 챙겨달라”고 애써 당부했다.
아직은 어리둥절한 하늘이의 친구들이 빈소를 찾자 장례식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김씨는 “하늘이에게 안녕해줘. 하늘이는 하늘에서 잘 있을거야”라고 친구들을 토닥였다.
하늘이는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꿈꿨다고 했다.
그는 “별을 꿈꿨던 하늘이는 지금 이름처럼 하늘의 별이 됐다”며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그곳에서 기다려달라고 하고 싶다”고 눈물을 훔쳤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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