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근수당 부당지급 알고도 은폐 : 대한적십자사 혈세도, 회비도 '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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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 위반과 은폐 2편
모럴해저드 확산시킨 사무총장
행정조치 무시한 노사협의 진행
규정과 절차 전혀 지키지 않아
근로자 권익 위해 지급했다면
관련 규정 바꾸는 절차 밟아야
![대한적십자사는 2024년 6월 주말 특근수당 부당지급 문제를 인지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11/thescoop1/20250211145454853tuvz.jpg)
# 대한적십자사 일부 혈액원이 주말‧휴일 특근 시 점심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특근수당을 부당하게 지급했다. 길게 말할 것도 없이 규정 위반이다. 대한적십자사 직원 운영 규정뿐만 아니라 2016년 대한적십자사가 직접 전달한 행정조치도 무시한 지급이다.
# 하지만 대한적십자사는 이 사실을 알고도 문제를 덮는데만 급급했다. 관련 사안을 무려 8개월여 전인 2024년 6월에 인지했지만 이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논란에 대한적십자사 서열 2위 사무총장까지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도대체 대한적십자사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대한적십자사 위반과 은폐 2편이다.
[※참고: 더스쿠프가 지난 10일 보도한 '대한적십자사 위반과 은폐' 1편 기사엔 다음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휴게시간은 사용자의 감독에서 완전히 벗어난 시간을 의미한다. 헌혈이나 파견 업무의 특성상 언제 사람이 찾아올지 알 수 없어 온전히 휴게시간을 갖지 못했다면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맞다. 휴게시간을 온전히 갖지 못한 직원들이 안타까운 것이다. 돈 받는다고 24시간 일해도 되는 건 아니다(indr****)." 공교롭게도 대한적십자사 측이 취재팀에 해명한 내용과 일치하는 이 댓글은 '오류'다. 이 이야기는 대한적십자사 위반과 은폐 2편 뒷부분에서 다뤘다.]
![2024년 6월 열린 대한적십자사 기관장회의에 올라온 주말 특근수당 지급 논란 안건. 대한적십자사는 부당 특근수당의 문제를 알고도 은폐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11/thescoop1/20250211145456510kqxw.jpg)
우리는 대한적십자사 위반과 은폐 1편에서 일부 혈액원이 지급하고 있는 주말 특근수당의 문제점을 살펴봤다. 논란이 된 내용을 복기하면, 대한적십자사 15곳 혈액원 중 7곳이 주말‧휴일 단체헌혈 출장 시 휴게시간인 점심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특근수당을 지급했다. 대한적십자사의 규정을 명백하게 어긴 행동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일부 혈액원은 10년 넘게 특근수당을 부당하게 지급하고 있다.
노사협의‧보충협약‧제한적 적용 등 혈액원들이 특근수당을 지급하는 이유도 제각각이었다. 이런 근거라도 있으면 다행인 경우도 있었다. 경남혈액원은 특근수당을 지급한 근거를 '관례'라고 밝혔다.
아무런 기준도 없이 국민의 혈세로 편성한 예산을 사용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는 잘못된 규정을 바로잡지 않고 이를 숨기는 데 급급했다. 그 중심에 대한적십자사 내부서열 2순위 '사무총장'이 있다는 건 주목할 필요가 있다. |
■ 문제점➊ 사무총장의 개입 = 이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선 현 사무총장이 대전‧세종‧충남혈액원장으로 재직하던 2023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해 8월 16일 대전·세종·충남혈액원과 노조는 직원의 동기부여와 휴일 단체헌혈의 안정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사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물이 '대전혈노 2023-67(2023. 08.16)호'였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23년 6월까지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은 휴일 단체헌혈 특근 직원이 8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땐 휴게시간 1시간을 공제하고 수당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노사협의를 통해 휴일 근무시간 전체를 특근으로 인정한다. 휴게시간은 따로 보장한다…."
대한적십자사의 규정과 행정조치를 완전히 무시한 '노사협의'였다. 그런데도 당시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의 원장이었던 사무총장은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 그는 5일 후인 8월 21일 노조지부에 자신의 명으로 "휴일 군부대 단체헌혈의 전체 근무시간을 특근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대한적십자사의 '서열 2위'인 사무총장이 지역혈액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적 모럴해저드'를 확산시킨 장본인이란 얘기다. 이는 2024년 5월 열린 기관장회의에서 '특근수당 논란'을 논의하지 않은 이유를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대한적십자사 내부 관계자는 "현 사무총장이 '특근수당 논란'의 당사자인데, 기관장회의에 그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왔으니 해결할 수 있었겠는가"라면서 "이 문제는 대한적십자사가 감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문제점➋ 부적절한 대응 = 이처럼 대한적십자사의 일부 혈액원은 부당하게 주말 특근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은 내부 운영규정, 재무규정은 물론 대한적십자사가 직접 하명下命한 행정조치까지 무시했다. 그런데도 대한적십자사는 강 건너 불구경만 했다. 2024년 5월 '특근수당 문제'를 파악했지만 수수방관했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는커녕 잘못이 밖으로 새어나가는 걸 막는 데 급급했다.

대한적십자사가 내놓은 반론도 대부분 '자기모순'이었다. 사례 몇개를 보자. 대한적십자사는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주말 단체헌혈 시 휴게시간의 특근수당 지급을 정당화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다.
대한적십자사가 근거로 내세운 대법원 판결이 나온 건 2006년인데, 골자는 다음과 같다. "…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이 판결을 혈액원의 주말·휴일 단체헌혈에 적용할 수 있다면, 내부규정을 대법원 판결에 맞게 바꿨어야 한다. 2016년 '주말 및 공휴일 휴게시간을 근무시간에서 공제하라'는 행정조치를 하달했어도 안 된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는 그러지 않았다. 해명 자체가 '모순'이란 방증이다.
대법원 판결을 주말·휴일 단체헌혈에 대입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군부대 단체헌혈 시 '이동 제한' '헌혈가능 문의' 등으로 휴게시간에 쉴 수 없다"고 반론을 폈지만, 이 역시 어불성설이다.
대한적십자사 내부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단체헌혈 시 군부대 내에선 식사를 할 수 없어서 혈액원 관계자들은 부대 밖으로 나가서 점심을 챙긴다. 식사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는 군대가 점심시간에 헌혈을 밀어붙일 리도 만무하다. 간혹 도시락 등으로 점심을 해결할 때도 있지만, 그때에도 문을 닫고 휴식을 취한다. 점심값이든 도시락값이든 모두 혈액원 예산이다. 이런 휴게시간을 근무로 인정해 특근수당까지 준다면 사실상 '이중지급'이다."

여기서 백번 양보해 근로자의 권익을 위해 '휴게시간에도 특근수당'을 지급하고자 했다면 앞서 언급했듯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중앙위원회의 승인이란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더구나 대한적십자사 근로체계의 기본은 '동일임금 동일근로'다. 7곳에서 주말 휴게시간에 특근수당을 지급했다면 8개 혈액원엔 왜 적용하지 않았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못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우리나라 혈액 사업의 중추다. 수백억원의 정부 보조금과 국민이 납부한 적십자 회비로 운영된다. 몇몇 혈액원이 내부규정을 무시한 채 지급해온 '주말 특근수당'은 결국 국민의 혈세란 얘기다. '모럴해저드'의 늪에 빠진 대한적십자사를 이대로 둬도 괜찮은 걸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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