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집 전세주고 나는 월세살이”… ‘몸테크’ 신풍속도 [뉴스+]

김모씨(41)는 지난해 3월 기존 전세금과 대출을 통해 서울의 마포구 염리동의 한 구축아파트를 매수한 뒤 임차인을 구해 전세계약을 맺었다. 이후 그는 서울에서 경기도 광명으로 거주지를 옮겨 현재 월세살이를 하고있다.
광명시는 1호선과 7호선이 지나가기 때문에 구로와 광화문, 강남에 직장을 둔 직장인들에게 수요가 있는 지역이다. 아울러 서울 대비 집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신혼부부와 은퇴한 노년들의 거주 비율이 높다.
김씨는 이른바 ‘몸테크’를 하고 있는 셈. 몸테크는 몸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최근 부동산업계에선 시세차익을 기대하며 서울에 집을 사둔 뒤 전세를 주고 집값이 저렴한 수도권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행태를 말한다.
그는 “집 매수 당시 멀쩡히 살던 집을 버리고 떠나자는 아내를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아내를 믿고 실행했다”라며 “나고 자란 서울에서 부모님 곁을 떠나는 게 굉장히 힘들었지만 이젠 적응이 됐다”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선 전세와 월세의 거래 비중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10일 부동산R114가 지난 2023~2024년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 거래 건수는 3만112건(56.0%), 월세 거래 건수는 2만3657건(44.0%)으로 나타났다.
월세 비중은 전분기보다 3.3%포인트 늘었는데, 최근 2년 이내 최고치다.
2022년부터 불거진 전세 사기 여파와 2023년 5월부터 꾸준히 오르는 전셋값이 월세 거래 비중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부동산R114는 해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월세 거래 계약 유형 중 갱신계약 비중이 31.6%로, 최근 2년 이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임차 수요자가 신규 전세나 월세 계약을 체결하기보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쪽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또한 전세보다 월세는 보증금이 적게 들어가 갭투자로 인해 자금이 부족한 투자자들에게 제격이다.

현재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로 매매 수요가 억눌린 가운데 전세대출 한도 축소, 수도권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 등이 맞물리며 최근 전세가는 상승세다.
지난해 전월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서울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 ‘헬리오시티‘의 경우 전용면적 84㎡(33평) 의 평균 전세보증금은 2023년 1분기 8억10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4분기 10억원으로 약 23% 뛰었다.
부동산R114는 “전세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는 자연히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될 수밖에 없어 ‘전세의 월세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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