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고평가론’ 확산…M7 비틀대고 관세전쟁 먹구름

정남구 기자 2025. 2. 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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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과 2024년 주가지수 급등을 이끈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기업들의 주가가 올들어 맥을 못추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달러화 가치 상승은 최근 2년간 주가 랠리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커진 미 빅테크의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기업 관계자와 외환시장 분석가들 말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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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등 미국 빅테크 기업 대표들이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023년과 2024년 주가지수 급등을 이끈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기업들의 주가가 올들어 맥을 못추고 있다. 지수 상승 자체를 억누를 정도다. 미국 증시에 영향력이 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발언이 지난달 하순부터 부쩍 늘었다. 최근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에 따른 달러 강세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에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엠7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고 투자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이 2023년 상반기 뉴욕 증시 상승세를 이끈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 등 7개 종목를 묶어 이름 붙인 것이다. 스탠드더앤푸어스(S&P)500지수 구성종목 시가총액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엠7은 2023년 엔비디아가 239% 오르는 등 평균 112.5% 급등했으며, 지난해에도 평균 60.2% 올랐다.

올해 들어선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초부터 지난 7일까지 한 달 남짓 동안 에스앤피500 지수가 2.5% 오르고, 나스닥종합지수가 1.0% 오르는 동안 엠7은 평균 0.2% 하락했다. 메타 플랫폼스가 22%, 아마존이 4.4% 올랐지만, 나머지 5개 종목은 모두 하락한 탓이다. 테슬라는 올들어 10.1%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고, 애플도 9.1% 떨어졌다.

미국 증시 고평가론을 제기한 전문가들의 언급은 지난달 하순 이후 부쩍 늘었다. 베스트셀러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엔비디아 주가가 이틀 새 7% 떨어진 지난 3일 블룸버그와 한 인터뷰에서 “지금 시장은 20∼30년 사이 가장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주가에 반영됐다는 취지에서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 최고경영자(1월22일 CNBC인터뷰), 리사 샬렛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1월22일), 마켓워치 칼럼니스트 마크 헐버트(1월26일),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1월 24일), 폴 튜더 존스 튜더 인베스트먼트 설립자(2월3일) 등도 발언 강도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미국 증시 고평가 우려를 제기했다.

블룸버그는 엠7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향후 1년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 현재 평균 약 30배로, 2022년 말의 20배 대비 크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핀비즈닷컴 집계를 보면, 7일 주가 기준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은 93.5배다. 아마존(30.1배)·엔비디아(29.3배)가 30배 안팎에 이르고, 애플(27.7배)·마이크로소프트(27.2배)·메타(24.93배)도 20배를 훌쩍 웃돈다. 알파벳(18.17배)만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최근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미국의 물가 상승, 금리 상승을 부르고 달러 강세를 부추겨 이들 빅테크 기업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에스앤피500지수가 1.0% 떨어진 7일 아마존(-4.1%), 테슬라(-3.4%), 알파벳(-3.3%), 애플(-2.4%)은 주가 하락폭이 컸다. 미시건대학의 소비자심리지수가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소비자들이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을 4.3%로 매우 높게 본 까닭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달러화 가치 상승은 최근 2년간 주가 랠리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커진 미 빅테크의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기업 관계자와 외환시장 분석가들 말을 인용해 전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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