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성시 아니었나... IPO 한파에 스팩 상장 뚝 끊겼다

김찬미 2025. 2. 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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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상장하려는 증권사들의 발걸음이 멈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면 결국 스팩은 증권사의 입장에서 애물단지가 되는 셈"이라며 "상장폐지를 위한 청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 증권사 역시 손실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 IPO 시장에서 잇달아 스팩을 내놓기에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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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올 들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상장하려는 증권사들의 발걸음이 멈췄다. 스팩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문전성시 이뤘지만 올해는 기업공개(IPO)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로 개점휴업 상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한 스팩은 단 1개 뿐이다. 지난달 3일 청구서를 접수한 'DB금융14호스팩'이 유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곳의 기업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것에 비하면 명맥한 유지하는 모양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를 의미한다. 상장 후 3년 내에 비상장 우량 기업과 합병해야 하며, 만약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면 상장 폐지된다.

스팩 시장이 외면을 받는 건 IPO 시장의 부진 영향이 컸다. IPO 시장의 한파가 이어지면서 스팩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덩달아 얼어붙어 증권사들의 상장 수요도 줄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상장한 유안타스팩17호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134대 1의 불과했다. 증권사가 과거만큼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아 이자 수익을 내기에도 어려워진 환경이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스팩은 기본적으로 IPO를 목적으로 한다"며 "IPO 시장이 부진할 경우 스팩을 통한 우회 상장 수요가 높아질 수는 있으나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스팩 수요 역시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연구위원은 "이러한 상황에서는 증권사들이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서둘러 스팩을 상장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스팩 상장 수요 자체가 크게 둔화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스팩주들의 주가 부진도 스팩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스팩주를 통해 단기 차익을 노려볼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상장 당일부터 공모가를 밑돌면서 기대 수익률이 크게 낮아졌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상장한 스팩주 9개 중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를 웃돈 스팩은 단 1개에 불과하다. 8개 종목이 떨어진 셈이다. 반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상장한 스팩 30개 중 상장일 공모가 대비 주가가 떨어진 스팩은 4개에 불과했다.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한 스팩들이 최근 줄줄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앞서 유안타9호스팩과 삼성스팩6호는 합병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묶였다. 사실상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NH스팩23호는 같은 이유로 이날 상장폐지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면 결국 스팩은 증권사의 입장에서 애물단지가 되는 셈"이라며 "상장폐지를 위한 청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 증권사 역시 손실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 IPO 시장에서 잇달아 스팩을 내놓기에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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