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졌어요"…광명 '쌍끌이' 약세 [현장]

이효정 2025. 2. 10. 0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매맷값 한 주새 0.27%↓⋯작년엔 경기 최고 상승률
재건축 아파트 분양·입주 '릴레이'⋯전셋값도 0.69% 급락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거래가 줄어든 채 호가만 유지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분양과 입주물량이 많다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입니다."

잇단 정비사업으로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어지는 경기도 광명시의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올해 내내 예정돼 있어 가격이 추가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와 전문가의 얘기만 들어봐도 이런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광명시의 아파트값은 전기(지난달 20일 기준) 대비 0.27% 떨어졌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적으로 0.03% 하락했는데, 가장 낙폭이 컸다. 아파트 전셋값도 같은 기간 0.69% 급락해 역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철산 8·9단지를 재건축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공사 현장 전경 2025.02.04 [사진=이효정 기자 ]

지난해 분위기와는 크게 비교되는 대목이다. 작년 광명시 아파트값은 0.65% 상승해 경기도 전체 상승 폭 0.54%보다 소폭 높았다. 전셋값도 5.95% 올라 경기도(3.8%) 평균을 웃돌았다.

광명시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 상승률 추이 [표=이효정 기자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철산주공10·11단지를 재건축한 '철산자이 브리에르' 전용면적 59㎡ 분양권은 지난달 최고 9억5981만원(17층)에 계약 체결됐다. 지난 2023년 일반 분양 당시 같은 주택형의 분양가가 최고 8억8000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 대비 8000만원 높게 거래된 것이다.

같은 달 전용 59㎡가 8억2710만원(1층), 8억9934만원(10층)에 거래된 사례도 있어 물건에 따라서는 분양권 프리미엄이 기대보다 적을 수도 있다. 단지는 지하2층~지상 최고 40층 14개 동 총 1490가구 규모로 내년 1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철산자이 브리에르의 경우 분양가보다 8000만원 높게 거래됐는데, 그럼에도 세금 등을 제외하면 사실 크게 프리미엄이 높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로 옆 더 큰 단지인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역시 조합원 분양가에 비해서는 크게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긴 한데, 띄엄띄엄 계약이 되는 수준이며 시세가 우상향한다고 단정짓기는 애매한 처지"라고 진단했다.

광명시 집값을 견인한다고 평가받는 철산동의 신축과 구축 단지의 사정은 비슷하다. 지하철 7호선 철산역과 인접한 철산주공12단지 전용 61㎡는 지난해 1월 7억2000만원(11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9월 같은 주택형이 7억8000만원(10층)에 거래되면서 8억원을 육박하더니 지난달에는 7억38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12단지의 가장 작은 주택형(전용 53㎡)이 지난해 10월 7억1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금 호가가 7억5000만원"이라며 "지난 2021년 최고가 대비 아직도 많이 낮은 수준이며 가격은 강보합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어 "올 들어 철산동의 구축이나 신축 모두 거래가 거의 없다보니 아파트 시세는 큰 변동이 없다고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서울과 붙은 광명시는 과거부터 노후 주거밀집지역이 많아 대거 재개발·재건축에 나선 후 대단지로 탈바꿈하면서 최근 몇년 새 공급 물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광명시 아파트 분양 및 입주 물량 추이 [표=이효정 기자 ]

직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광명시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2만2931가구로, 지난 2023년 한 해에만 1만3601가구가 공급됐다. 올해도 4291가구가 추가로 공급 예정이다.

공급된 물량들이 시차를 두고 집들이에 나서면서 공급 증가를 체감할 수 있다. 올해 광명시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9346가구에 달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공급된 1만1172가구를 더하면 총 2만518가구 규모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 물량증가 영향이 더해지면서 거래로 연결되지 않으며 매매와 전세 가격 모두 조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랩장은 "전세시장의 경우 입주 물량의 여파가 크다"며 "매매시장도 주택 거래가 활발했다면 입주 시기여도 가격이 상승할텐데, 시장이 좋지 않고 높은 대출금리로 인해 자금부담까지 더해지다 보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