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선체 용접·절단까지 …"조선업 살길 자동화뿐"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5. 2. 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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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갔던 지난 4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방문했다.

과거에 생산성 향상에만 초점을 맞췄던 로봇 개발은 최근 조선업의 인력난과 고령화를 고려해 '무인화·자동화'를 목표로 삼고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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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거제조선소 가보니
무인·자동화로 인력난 해결
4족보행 로봇 '워치독' 눈길
"中 조선사, 韓 기술 따라잡아
로봇 집중해 추격 뿌리쳐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주판 공장에 설치된 로봇이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갔던 지난 4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방문했다. 조선소 안쪽으로 들어서자 수백 t 규모 대형 선박 블록을 옮기는 트랜스포터가 줄지어 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트랜스포터는 고중량 화물을 운반하기 위해 고안된 트럭 형태의 대형 특수 차량이다.

바닷바람이 더해진 추위도 잊은 듯 작업자들 움직임이 부산했다. 3년치 이상의 일감이 꽉 차 있어 완성된 블록을 쉴 새 없이 나르고 이후 공정을 이어 가야 제때 납기를 맞출 수 있어서다. 거제조선소에서 가장 큰 640m의 제3도크에서는 초대형 LNG선 4대를 동시에 건조하고 있었다.

16년 만에 찾아온 호황을 누리는 거제조선소에서는 미래형 조선소를 위한 준비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다. 본관 3층에 마련한 마린테크프라자에 들어서자 4족 보행 로봇 '워치독'이 마중 나와 반겼다.

4족 보행 로봇 '워치독'은 암모니아 실증 설비에서 사람 대신 안전 순찰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삼성중공업이 자체 개발했다.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인 암모니아 추진선을 개발하기 위해 암모니아 실증 설비를 거제 조선소에 세웠다. 독성을 가진 암모니아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로봇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전통 제조산업으로 손꼽히는 조선업이 본업이지만, 이미 20년 이상 로봇을 연구개발해왔다. 과거에 생산성 향상에만 초점을 맞췄던 로봇 개발은 최근 조선업의 인력난과 고령화를 고려해 '무인화·자동화'를 목표로 삼고 달려가고 있다.

삼성중공업 4족 보행 로봇인 '워치독' 로봇(왼쪽)이 홍보관을 안내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최두진 삼성중공업 로보틱스사업팀장(상무)은 "인력 유출 여파로 조선소 전문 인력의 평균연령이 높아진 상황인 데다 젊은 층의 전통 제조업 기피현상까지 심화하고 있다"며 "생존을 위해서는 호황기가 이어지는 5년 안에 자동화·무인화 기술로 전환한 첨단 조선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로봇 개발 투자를 매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은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작년보다 3배 가까이 증액했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이 2023년 대표로 취임한 후 자동화·무인화·디지털화를 통한 '24시간 운영 가능한 조선소'를 여러 번 강조하면서 미래 조선소 전환을 위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

이처럼 로봇 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중국의 매서운 추격 때문이다. 중국 조선업계는 한국이 우위에 있었던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을 비롯한 대체연료 선박 시장에서도 자동화 기술을 적극 도입해 빠른 속도로 기술격차를 따라잡고 있다. 최 팀장은 "중국은 한국 조선사 수준으로 자동화율이 올라왔을 만큼 정부 지원 아래 기술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업 로봇 개발 분야에서 조선소는 난도가 높은 분야다. 선박 크기에 맞게 자동화하려면 로봇도 함께 커져야 하고, 도크가 야외인 것도 개발·운영 측면에서 한계가 컸다.

이에 로보틱스사업팀은 내업(공장)부터 손을 봤다. 절단·용접을 포함한 일부 공정을 자체 제작한 로봇을 도입해 자동화에 성공했다. 2027년까지 전체를 자동화하고 작업자 수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후 공장 밖 야드에서 일하는 외업에서도 수동 용접 비중을 줄일 계획이다.

[거제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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