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탄핵 찬성도 반대도…‘사전투표 폐지론’ 띄우기 [이런정치]
‘강성 지지층 의식’ 해석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친윤석열계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한동훈계 당내 인사들이 입을 모아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양측 다 유권자의 알 권리, 출마자의 선거 운동 시간 보장 등 형평성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그보다는 부정선거론을 믿는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본투표와 사전투표의 시간적 간격이 길어 그 사이 후보자 신상이라든가 도덕성이라든가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는 등 사정 변경이 있을 경우 표심이 왜곡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계속 있어 왔다”며 “앞으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발족하면 이런 문제를 논의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분들이 지적하고 있다면 사전투표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실제로 선거를 해 보면 선거 비용 등의 이유로 선거 기간을 제한해 놔서 그 기간만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는데 10여 일, 2주 정도”라며 “사전투표를 하게 되면 그분들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10일 이내에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와 본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 사이 정보 격차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의 ‘투 톱’이 사전투표 폐지론을 꺼낸 가운데 비주류인 친한계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이 쏟아졌다.
류제화 세종시갑 당협위원장과 김준호 전 대변인, 김혜란 전 대변인 등은 일제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전투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사전투표를 없애고 본투표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한 전 대표도 지금 역시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를 막론하고 여권에서 사전투표 폐지론이 대두되는 것을 두고 ‘집토끼 지키기’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적잖은 여권 지지자가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데, 이 부정선거론의 핵심 주장 중 하나가 사전투표에서 부정이 이뤄진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기대선 가능성을 고려해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 국면에서 당심(黨心)을 많이 잃은 상황이다. 만일 조기대선이 열리고 한 전 대표가 경선에 참여한다면 당원들과의 관계 회복이 필수적이다.
물론 양측은 부정선거론과는 선을 긋고 있다. 당 비대위원장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제도 보완과 부정선거는 엄연히 다른 내용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한 친한계 관계자도 통화에서 “사전투표 폐지론과 부정선거론은 전혀 다른 내용”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지도부건 친한계건 대놓고 부정선거론 자체에 동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애매하게, 우회적으로 지지층에 어필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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