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마리즈 콩데의 솔직한 에세이 '민낯의 삶'

황재하 2025. 2.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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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용 옮김.

탈식민주의 문학의 대표로 꼽히는 프랑스령 과들루프 출신 소설가 마리즈 콩데(1934∼2024)가 청장년기를 기록한 에세이다.

콩데는 "왜 자서전이나 회고록은 너무나도 빈번하게 상상의 구조물이 되어버려서, 단순한 진실의 표현은 희미해지다가 사라지고야 마는가"라고 의문을 드러내며 책에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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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 소설 'M/T와 숲의 신비한 이야기'
채호기 아홉 번째 시집 '머리에 고가철도를 쓰고'
'민낯의 삶' 책 표지 이미지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민낯의 삶 = 마리즈 콩데 지음. 정혜용 옮김.

탈식민주의 문학의 대표로 꼽히는 프랑스령 과들루프 출신 소설가 마리즈 콩데(1934∼2024)가 청장년기를 기록한 에세이다.

콩데는 "왜 자서전이나 회고록은 너무나도 빈번하게 상상의 구조물이 되어버려서, 단순한 진실의 표현은 희미해지다가 사라지고야 마는가"라고 의문을 드러내며 책에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았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마리즈 콩데는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하던 청년기에 생애 처음 임신하는데, 아이 아버지인 언론인 장 도미니크는 모국 아이티로 도망치듯 떠나버리고 연락을 끊는다.

콩데는 버려졌다는 아픔 속에 혼자 힘겹게 아이를 출산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는다. 설상가상으로 과들루프에서 어머니가 돌아오셨다는 소식을 접한다.

콩데는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남편인 마마두 콩데를 처음 만났기 때문에 남편의 구애를 받아들이고 결혼에 이르게 됐다고 숨김 없이 털어놓는다.

"솔직해지자! 다른 때였더라면, 그런 사람에게는 말을 거는 둥 마는 둥 했을 터였다. 하지만 나는 삶이 송두리째 무너진 상태였다."

문학동네. 372쪽.

'M/T와 숲의 신비한 이야기' 책 표지 이미지 [문학과지성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M/T와 숲의 신비한 이야기 = 오에 겐자부로 지음. 심수경 옮김

1994년 일본 작가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1935∼2023)가 1986년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이야기는 숲속 작은 마을에서 자란 화자가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들은 옛날이야기에서 출발한다.

할머니에 따르면 화자의 선조들은 권력의 손길이 닿지 않는 숲속에 작은 마을을 이뤄 살면서 과중한 세금을 징수하려는 국가 권력에 맞서왔다.

위기 때마다 그 시대에 걸맞은 영웅이 나타나 마을을 지켜내는데, 화자는 그 영웅들의 유형을 여족장 'M'(Matriarch)과 책략가 'T'(Trickster)로 분류한다.

M과 T는 각각 한 사람이 아니라 마을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나타나는 서로 다른 인물들이지만, 화자는 여러 시대의 M과 T가 서로 연결된 존재라고 느낀다.

옛이야기들을 되뇌면서 화자는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고 죽는 것이 거대한 순환의 일부이며 자신도 그 순환의 굴레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문학과지성사. 418쪽.

'머리에 고가철도를 쓰고' 책 표지 이미지 [창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머리에 고가철도를 쓰고 = 채호기 지음.

"너는 내 몸 안에서 / 나보다 오래 살겠지. // 머리에 고가철도를 쓰고 / 기차가 지날 때마다 기억하겠지. // 인간이 비인간을 괴물로 보듯 / 비인간은 인간을 괴물로 본다." (시 'Arcus+Spheroid' 에서)

'머리에 고가철도를 쓰고'는 1988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채호기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이다. 전작인 '줄무늬 비닐 커튼' 이후 3년여 만이다.

시인은 비인간, 즉 사물의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보고 그것을 시로 기록했다. 김인환 평론가는 추천사에서 "채호기의 시는 사물의 관점에서 기록한 사물의 경험"이라고 해석했다.

채 시인은 '시인의 말'에 "우리 몸과 정신의 대부분이 비인간 객체들로 이루어져 있고, 하나의 개체가 다른 개체와 다르듯 그들과 조금 다를 뿐이라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고 썼다.

시인의 독특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시 79편이 실렸다.

창비. 260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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