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두산 MZ··· 시드니가 뜨겁다

심진용 기자 2025. 2. 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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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이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구장에서 선수들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여동건이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구장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여동건은 다부진 스윙만큼 성격도 야무진 신예다. 감독 앞에서도 괜히 주눅 들지 않는다. 그 감독이 다름 아닌 한국 최고의 타자 이승엽인데도 그렇다.

최근 두산 구단 유튜브 방송 중 여동건의 타격 연습이 화제가 됐다. 여동건을 비롯해 강현구, 김민석, 박준순 등 어린 야수들을 상대로 이 감독이 직접 배팅볼을 던졌다. 이 감독과 여동건의 ‘신경전’이 눈길을 끌었다. 빗맞은 타구가 나오자 이 감독이 “(방망이) 먹혔냐”며 먼저 도발 했다. 여동건도 지지 않았다. 공 2개를 연달아 안타성 타구로 만들었다. 마지막 3구째를 앞두고 “으아아아아” 하며 크게 기합을 질렀다. 3번째 공도 제대로 쳐보겠다는 의지였다. 3구째 다소 높은 공을 밀어쳐 기어코 3안타째를 만들었다. 여동건이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안 좋은 타구가 나올 때마다 여동건을 놀리던 이 감독이 “좋아좋아 이거야”라며 칭찬했고, 여동건도 모자를 벗어 인사하면서 신경전은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이 감독은 호주 시드니에서 땀 흘리는 젊은 선수들을 향해 “더 미쳐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한계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며 기량을 갈고닦는 건 물론이고, 더 열심히 파이팅 외치면서 캠프 분위기 전체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더 당돌해지고 패기 있게 나서기를 바란다. 걸출한 입담에 특유의 개그 감각으로 또래 선수들 사이에서 확실한 분위기 메이커로 자리 잡은 강현구에 대해서도 이 감독은 ‘선배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 좀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은데 그러지 말고 더 활기차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소 조용한 성격인 김민석이 “올해 목표는 200안타”라고 패기 있게 답했을 때 이 감독이 크게 기뻐한 것도 맥락이 다르지 않다.

올 시즌 두산은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를 영입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특유의 기질을 특히 눈여겨봤다. 근래 두산 외국인 타자 중 사례가 없었던 열정 넘치고 더그아웃에서 분위기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유형의 선수다. 지난 시즌 내내 이 감독이 그리워했던 외야수 김인태도 돌아온다. 더그아웃에서 파이팅을 크게 외치며 활력소 역할을 하던 선수다. 김인태가 오재원발 수면제 대리처방 파문에 휘말려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은 전력 이상의 타격이었다.

이 감독은 더 많은 선수가 1군에서 자리를 잡고 팀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젊은 선수들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베테랑이 중심을 잡고 젊은 선수들의 에너지가 아래에서 위로 치솟아 오를 때 팀은 더 단단해진다.

시드니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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