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졸" 튼 물에 '빙판' 된 시장…"동파되면 큰일" 바짝 긴장한 상인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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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도관이 얼어서 몇 시간 동안 고생했어요. 뜨거운 물로 한참을 녹여도 물이 안 나왔어요."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생선도매상 박모씨(74)는 "추워서 물이 안 나온 건 5~6년 만에 처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두꺼운 패딩과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 중이던 60대 정모씨는 "생선 장사할 때 수돗물이 안 나오면 정말 큰일"이라며 "동파를 대비해 다들 물을 조금씩 틀어놓고 퇴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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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도관이 얼어서 몇 시간 동안 고생했어요. 뜨거운 물로 한참을 녹여도 물이 안 나왔어요."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생선도매상 박모씨(74)는 "추워서 물이 안 나온 건 5~6년 만에 처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입춘이 지나도 지속되는 한파에 상인들이 동파 사고 우려로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날 아침 서울 최저기온은 영하 11.4도에 달하며 서울 전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됐다. 노량진 수산시장 경매장 곳곳에는 상인들이 동파 방지를 위해 틀어둔 물이 실줄기처럼 흘렀다. 시장 바닥은 수조에서 흘러나온 물이 꽁꽁 얼어 빙판으로 변했고 일부 수도관에는 고드름이 맺혀있었다.
두꺼운 패딩과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 중이던 60대 정모씨는 "생선 장사할 때 수돗물이 안 나오면 정말 큰일"이라며 "동파를 대비해 다들 물을 조금씩 틀어놓고 퇴근한다"고 했다. 정씨는 이어 "매일 추운 냉동고에서 물건을 꺼내야 하는데 올해처럼 한파가 길어지면 정말 힘들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생선도매상 40대 김모씨도 "천장에 열선이 설치되는 등 옛날보다 시장 시설이 많이 좋아졌다"면서도 "경매장은 겨울에도 차량 출입을 위해 문을 열어두니 찬 바람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어쩔 수 없이 일부 가게들에 동파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날 서울 동작구 노량진 컵밥 거리에서 만난 상인들도 "추위가 길어져 동파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날 낮 12시쯤 컵밥 거리에는 19개 가게 중 4곳만 영업 중이었다. 눈이 소복이 쌓인 컵밥 거리 일대에 두꺼운 외투를 입은 학생 10여명이 컵밥 가게 앞에 서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었다.
털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60대 정모씨는 "컵밥 가게는 야외와 연결돼있어 추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히터를 틀어도 춥다"며 "한파에는 손님도 많이 없어서 많이들 가게 문을 안 여는 것 같다"고 했다.
17년째 컵밥 가게를 운영 중인 김모씨(61)는 "동파 방지를 위해 하루종일 수도 옆에 난로를 켜두고 있다"며 "얼마 전 옆 가게에서 계량기가 동파해 고생을 많이했다"고 했다. 김씨는 이어 "오늘 문 닫은 가게들도 수도가 얼지 않도록 물은 틀어놓고 갔을 것"이라며 "다들 아주 추운 날에는 물을 많이 틀어두고, 덜 추운 날은 조금만 틀어놓고 퇴근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사태에 대비해 지난 4일부터 수도계량기 '동파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동파 경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의 수도계량기 동파예보제 중 3단계에 해당하며, 일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미만의 날씨가 이틀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
이어 시 측은 6일 한파가 지속됨에 따라 기존 6일까지 발령했던 '동파 경계' 단계를 8일 오후 6시까지 연장했다. 이번 주 기온이 5일 연속 최저 영하 10도 이하에 머물며 동파 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이회승 서울아리수본부장은 "동파대책 상황실을 가동해 신속한 동파복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물을 가늘게 틀어주는 것만으로도 동파를 예방할 수 있으므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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