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는 추위에도…폐지 놓지 못하는 고령층

구무서 기자 2025. 2. 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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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불어닥친 한파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는 폐지를 수집하러 다니는 고령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폐지수입 노인 지자체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299개 시군구에 폐지수집 고령층은 1만4831명으로 평균 연령은 78.1세다.

폐지수집 고령층은 저소득층이 많은데, 기초연금 수급자는 89.7%로 전국 평균 67.4%보다 높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비율도 28.4%로 60세 이상 수급률 9.1%보다 3.1배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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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 뜯으러 추위에 장갑도 못 껴
"대부분 저소득층…발굴·지원 확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5일 서울 시내에서 한 어르신이 폐지를 수집하는 모습 2025.02.07. nowest@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이번 주 불어닥친 한파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는 폐지를 수집하러 다니는 고령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지원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상가에서 폐지를 수집하던 70대 A씨는 굽은 허리로 쉴새 없이 폐지를 수레에 담았다. A씨는 "큰 수레를 끌고 다니다가 힘에 부쳐 작은 수레로 바꾼 후에는 같은 시간을 일 해도 수입에 차이가 난다"며 폐지 수집에 여념이 없었다.

이 날은 한 낮인 오후 2시에도 "강추위가 지속 중이니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안전 안내 문자가 발송된 날이었다.

6일 오후 경기도 안산에서 만난 60대 B씨 역시 추운 날씨에도 폐지를 수집하러 다녔다. 장갑을 끼지 않은 채 연신 손을 입김으로 불며 박스에 붙어있던 테이프를 제거했다. B씨는 "장갑을 끼면 테이프 뜯기가 어려워서 추워도 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주는 한 낮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강추위가 지속됐다. 질병관리청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3일 3명, 4일 5명, 5일 5명의 한랭질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5일에는 한랭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도 1명 있었다.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폐지수입 노인 지자체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299개 시군구에 폐지수집 고령층은 1만4831명으로 평균 연령은 78.1세다. 75세 이상 비율이 절반이 넘는 53.4%다.

폐지수집 고령층은 저소득층이 많은데, 기초연금 수급자는 89.7%로 전국 평균 67.4%보다 높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비율도 28.4%로 60세 이상 수급률 9.1%보다 3.1배 많았다.

정부는 폐지수집 활동을 제도권 내에서 지원하는 민간형 노인일자리인 자원재활용 사업단을 운영했는데 참여자 1141명의 월 평균 수입은 37만3000원이었다. 2023년 12월 실태조사에서 확인된 폐지수집 활동 수입은 월 15만9000원인데 이보다 약 2.3배 더 높은 것이다.

또 올해부터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지난해보다 6만8000여개 늘려 109만8000개로 확대했다. 저소득 노인 복지를 위한 노인공익활동사업 일자리가 69만2000개다.

단 A씨와 B씨 모두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기본적으로 복지 제도가 신청제여서 제도를 모르거나, 알아도 신청을 하지 못하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발굴 업무를 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보장하거나 지역사회·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대부분 고령에 저소득층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기초연금이 더 많이 돌아가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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