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미치광이 전략

이수영 2025. 2. 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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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반 미국 대통령인 닉슨은 다른 나라의 정상들에게 자신은 '미친놈' 또는 '또라이'이고, 그 행동이 충동적이며 비이성적이라고 믿게 만들었다.

닉슨의 이 전략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한 수 배웠다는 것이 외교가의 속설이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휴전은 없으며, 더 큰 일도 벌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줘 미국이 응하게 한 것이다.

닉슨의 미치광이 전략이 군사적인 대외정책의 개념이라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와 교역 분야에서 이 전략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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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반 미국 대통령인 닉슨은 다른 나라의 정상들에게 자신은 ‘미친놈’ 또는 ‘또라이’이고, 그 행동이 충동적이며 비이성적이라고 믿게 만들었다. 작은 일에도 흥분해서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로 인식하게 한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소련이 북베트남을 움직이게 했다. 북베트남은 월남전 종전 협상장으로 나갔고,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닉슨은 이 전략에 ‘미치광이 전략(Madman Theory)’이라고 직접 이름을 붙였다.

닉슨의 이 전략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한 수 배웠다는 것이 외교가의 속설이다. 이 전 대통령은 1953년 6월 미국 등 유엔 참전국에 알리지 않고 한국전쟁 반공포로를 석방했다. 휴전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동시에, 당시 논의되고 있던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빨리 끌어내기 위한 방편이었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휴전은 없으며, 더 큰 일도 벌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줘 미국이 응하게 한 것이다. 이 방법은 맞아떨어졌고 미국은 결국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당시 닉슨 미국 부통령은 한 달 후 조약 타결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

닉슨의 미치광이 전략이 군사적인 대외정책의 개념이라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와 교역 분야에서 이 전략을 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쏘아올린 지 이틀 만인 3일 이를 유예하기로 했다. 관세를 무기로 외교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또다시 위력을 발휘하면서 1기에 이어 2기에서도 트럼프식 ‘미치광이 전략’이 국제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 그는 지난 4일 팔레스타인 영토인 가자지구에 대해 “미국이 이곳을 점령(take over)해 소유(own)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하고, 그린란드를 점령하고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회수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트럼프의 돌발적인 말과 행동이 세계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을 끈다. 미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은, 예측할 수 없는 미국 정책에 대응할 나름의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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