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골프장 팔아 월급 준다더니…위니아 임금체불 3년째

KBS 지역국 2025. 2. 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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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광주에 공장 2곳을 둔 기업이죠.

대유위니아그룹의 임금체불 사태가 3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근로자 2천 명이 천2백억 원에 이르는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지만, 박영우 회장 일가의 해결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근로자들의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체불임금을 갚겠다는 약속은 왜 지켜지지 않고 있는지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년 동안 회사를 다녔는데 30년 세월이 하루 아침에 붕 떠버린 느낌. 아무것도 우리한테 남는 거 없잖아요."]

불 꺼진 일터.

애써 만든 냉장고들은 비닐에 덮여 있고, 작업복과 안전모엔 먼지만 쌓였습니다.

3만 8천 평, 드넓은 공장의 시간은 문을 닫던 3년 전에 머물러 있지만, 공장 근로자들의 고통은 나날이 더해져만 가고 있습니다.

이 공장에서 일하다 제때 임금을 못 받은 근로자만 330여 명.

젊은 날을 회사에 바친 31년차 직원, 박종하 씨도 그중 한 명입니다.

3년 만에 방문한 사무실은 익숙하지만 낯선 모습입니다.

[박종하/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근로자 : "정말 많은 추억들이 담긴 사무실이죠 여기가. 무덤 같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안타깝습니다."]

탄탄하게만 보였던 회사는 잇따른 해외 진출 실패에 흔들렸고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밀린 월급만 6천여만 원에 퇴직금 1억 5천만 원도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박종하/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근로자 : "심지어 뭐 자기가 아파도 병원에 이렇게 가는 것보다 좀 참고 견디는 이런 생활들을 계속해 왔었고요."]

위니아전자매뉴팩쳐링 근로자들의 체불 임금만 440억여 원, 3개 계열사 직원 2천여 명을 포함하면 1200억 원에 육박합니다.

[박진숙/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근로자 : "어떻게 보면 회장님 말을 믿고 '아 좋아지겠지, 좋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결론은 그게 아니고 이제는 끝까지 온 것 같아서…."]

3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대유위니아 그룹 임금체불 문제, 결국 해결 주체는 박영우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일겁니다.

박 회장은 이미 2023년, 자산매각을 통해 밀린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이 약속은 지켜지고 있을까요?

임금체불 해결 압박을 받던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2023년 12월 국회에 제출한 체불임금 변제 계획안입니다.

골프장과 21층짜리 빌딩을 팔고, 개인 재산도 밀린 임금 지급에 사용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박영우/대유위니아그룹 회장/2023년 10월 국정감사 : "골프장을 매각을 하고요. 골프장 매각이 이번 주 아니면 다음 주에 매각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경기도 포천의 골프장은 2023년 11월, 체불임금 규모의 3배에 이르는 3천억 원에 팔렸습니다.

그러나, 골프장 매각대금 중 임금 변제에 쓰인 건 1%인 30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매각 대금 110억 원이 박 회장 개인에게 송금됐고, 박 회장은 개인 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습니다.

서울 대유타워도 지난해 7월 670억 원에 매각됐지만, 가전 계열사의 빚을 대신 갚는 데에만 사용됐습니다.

변제 계획서에 적힌 '사재 출연'은 이뤄졌을까.

박 회장 측은 사재를 출연해 체불임금 80억여 원을 갚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회장은 임금 체불 이후에도 500억 원에 이르는 퇴직금을 받아갔습니다.

계열사 경영진조차 그룹의 자금 흐름을 알기 어렵다며 회장의 결자해지를 촉구합니다.

[위대성/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대표이사 겸 법정관리인 : "오너인 회장님과 그 일가가 어느 정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되지 않을까 뭐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대유위니아 법정관리가 끝날 때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

오랫동안 이어지는 수천 명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방안이 하루 빨리 필요한 때입니다.

찾아가는K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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