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자갈치 식당 10곳 중 3곳 ‘텅’…“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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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7시께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건물 앞 해산물 가게가 줄지어 있는 식당가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횟집 관계자는 "10년 넘게 자갈치시장에서 장사했는데 요즘처럼 경기가 나빴던 적이 없다.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더 어렵다"며 "비수기이고 날씨가 추운 평일임을 감안하더라도 예전과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지난해 12월 이후 손님이 크게 줄어 매출도 반토막이 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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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가·경기침체·계엄 삼각파도
- 연말부터 손님 줄고 매출 반토막
- 상인들 “두 달째 수 백만원 적자”
- 해운대·서면·전포 등도 상황 비슷
- 소비진작 위해 지자체 노력 필요
지난 5일 오후 7시께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건물 앞 해산물 가게가 줄지어 있는 식당가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예전 같으면 손님이 붐벼야 할 저녁 시간이지만, 취재진이 확인한 5분 사이에 이곳을 지나가는 손님은 10명 안팎에 불과했다. 거리뿐만 아니라 식당 내부도 텅 빈 상태였다. 가게 10곳 중 2,3곳은 손님이 한 명도 없었고, 나머지 가게는 손님이 절반도 차지 않은 상태였다.
한 횟집 내부로 들어가자 상황은 더 심각했다. 이곳은 1층에 80명(테이블 18개), 2층에 105명(테이블 24개)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데, 단 한 명의 손님도 없이 직원 3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횟집 관계자는 “10년 넘게 자갈치시장에서 장사했는데 요즘처럼 경기가 나빴던 적이 없다.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더 어렵다”며 “비수기이고 날씨가 추운 평일임을 감안하더라도 예전과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지난해 12월 이후 손님이 크게 줄어 매출도 반토막이 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갈치시장 내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통상 1층에서 횟감을 구매해 2층 ‘초장집’에서 술과 함께 회를 먹는 구조인데, 초장집 테이블은 20%가량만 차 있었다. 이곳은 과거 비수기 평일에도 손님이 절반 이상은 찼다. 최근 손님이 없어 밤 11시까지였던 영업시간도 9시까지로 당겼다. 이곳에서 초장집을 운영 중인 서모(50대) 씨는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 두 달째 200만~300만 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는 비단 자갈치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해운대 구남로 일대 유동인구도 최근 줄었다. 특히 인파의 30%가량을 차지하던 외국인이 크게 감소했다. 이곳의 한 밀면전문점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30%가량 줄었다. 식당 관계자는 “통상 연말 행사가 많은 12월이 11월보다 매출이 높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2월 매출이 11월보다 낮았다”고 전했다. 부산 대표 상권인 서면1번가와 전포카페거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같은 현상은 고물가(고환율)·경기침체·계엄여파 등 ‘삼각파도’로 인해 내·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자갈치시장과 구남로 일대 등은 관광객의 소비 비중이 높은 대표 관광 명소이기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부산항을 통해 부산으로 입국한 외국 관광객 수는 7만8291명으로 2023년 같은 기간(11만2707명)보다 3만4416명(30.54%) 줄었다. 자갈치시장이 자리한 중구의 관광안내소 4개소 방문자 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방문자는 총 6562명이었다. 전년도 같은 기간(8046명)보다 1484명(18.44%) 줄었다.
이에 지역 상공계에서는 소비진작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은 “부산의 대표 명소 상권은 물론 전체 상권이 크게 흔들린다. 지자체 차원에서 소상공인의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하루 빨리 혼란스러운 국내 정국이 안정화돼 다시 관광객이 유입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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