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이재용의 '사업보국' 길 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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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영향력이 큰 고위 인사들은 육성 발언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도 '메시지'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오랜 기간 재판을 최우선시 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움, 언젠가부터 미국 빅테크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 이젠 정말 발로 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 등이 복잡하게 스치지 않았겠는가"라고 했다.
이에 기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업보국'(事業報國·사업을 통해 국가에 이바지한다) 가치가 삼성 내에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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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대법 상고 움직임, 경제 생각 안하나
[이데일리 김정남 산업부 차장] 사회적 영향력이 큰 고위 인사들은 육성 발언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도 ‘메시지’다. 대기업집단을 지휘하는 경영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3일 서울고법 법정을 나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무거운 표정을 보면서 새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회장은 이번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에서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자본시장법 위반 등 19개 혐의 모두 무죄가 나오며 사실상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그럼에도 이 회장의 얼굴에서 홀가분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들이 읽혔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오랜 기간 재판을 최우선시 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움, 언젠가부터 미국 빅테크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 이젠 정말 발로 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 등이 복잡하게 스치지 않았겠는가”라고 했다.

실제 이 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는 대한민국 기업사(史)에서 중요하게 기록될 듯하다. 그만큼 전례가 없을 정도로 과했다는 평가가 많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삼성전자 본사 압수수색이 있었던 때가 2016년 11월 8일이다. 이 회장이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던 때가 2016년 11월 13일이다. 이후 구속, 353일간 수감, 집행유예 석방, 207일간 재수감, 가석방 등이 이어졌다. 이번 항소심 무죄까지 햇수로 10년째다. 2020년 6월에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지만, 검찰은 기소를 강행했다. 전 삼성 계열사 부사장급 임원은 “매주 재판에 나가는데 경영에 제대로 신경 쓸 수 있었겠는가”라며 “법적 공방에 휘말렸던 이들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삼성의 위치가 이를 대변한다.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455억달러(약 355조5000억원)로 세계 43위에 그친다. 반도체업계만 봐도 엔비디아, 브로드컴, TSMC, ASML에 이어 5위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 스마트폰, TV, 가전 사업까지 하는 데도 이렇다. 기업 경영은 하루하루 켜켜이 쌓인 과학적인 의사결정들의 결과다. 한순간 요행을 바라고 하는 게 아니다. 40위권의 기업가치는 지난 10년 사법 족쇄가 알게모르게 삼성을 짓누른 결과라고 보는 게 맞는다.
일부 시장 인사들과 싱크탱크 사람들이 종종 “삼성 반도체 일부를 분사해 나스닥에 직상장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라고 물을 때가 있다. 재판 장기화 등이 주요 요인일 것이다. 이에 기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업보국’(事業報國·사업을 통해 국가에 이바지한다) 가치가 삼성 내에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마침 세계는 촌각을 다투는 첨단 전략산업 국가대항전에 혈안이 돼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검찰은 대법원 상고 여부를 판단하고자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형사상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다고 한다. 만약 검찰이 최종적으로 상고를 결정한다면, 삼성의 경영 시계는 더 주춤해질 것이다. 그 후과(後果)에 대한 비판은 검찰로 향할 게 뻔하다. 이젠 이 회장이 사업보국의 가치를 실적으로 증명하도록 길을 터줄 때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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