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벌레 나와도 아무도 책임 안지는 식당"…지배구조 개선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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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10번을 맛있게 먹었어도 한 번 음식에 벌레가 나오면 의심이 생깁니다. 벌레가 나온 것만으로도 불안한데 주인이 '벌레가 나올 수도 있지 그냥 드세요'라고 한다면 아무리 맛있는 식당이어도 다시는 가지 않을 겁니다."
천 부회장은 "해외는 이사회에 책임을 부여하거나 지배주주에게 직접 부여하기도 하는데 우리 상법은 여기에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판결이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심에서 법원이 다시 한번 이사가 주주를 위해 행위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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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국증시 활성화 열린토론'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06/dt/20250206140118535bhqo.jpg)
"식당에서 10번을 맛있게 먹었어도 한 번 음식에 벌레가 나오면 의심이 생깁니다. 벌레가 나온 것만으로도 불안한데 주인이 '벌레가 나올 수도 있지 그냥 드세요'라고 한다면 아무리 맛있는 식당이어도 다시는 가지 않을 겁니다."
증시를 식당에, 종목을 음식에 비유한 표현이다. 10번의 수익이 나더라도 한 번의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워지고, 심지어 그 종목의 지배주주나 이사회가 주주를 보호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면 시장 자체의 신뢰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천준범 한국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이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국증시 활성화 열린토론'에서 한 말이다. 이 자리에는 식당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의 이복현 원장도 와 있었다.
천 부회장은 "미국이든, 일본이든 벌레는 나올 수 있지만 주인이 책임지고 손님의 건강을 보호하겠다는 한마디 말조차 하지 않고 있는 곳이 한국 시장"이라며 "오히려 구청 검사 꼬박꼬박 받았는데 뭐가 문제냐고 말하고 있는게 현실이죠"라고 기업의 책임 강화와 함께 규제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서 업계와 학계 모두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본적인 주주 이익 보호 책임과 원칙이 없다는 것이다.
모두가 투자자 보호와 주주 보호를 말하지만 누가 보호 주체인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물으면 정확한 답을 하지 않는 원칙은 '뜬구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천 부회장은 "해외는 이사회에 책임을 부여하거나 지배주주에게 직접 부여하기도 하는데 우리 상법은 여기에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판결이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심에서 법원이 다시 한번 이사가 주주를 위해 행위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1년 LG에너지솔루션 물적 분할부터 지난해 두산그룹 구조개편 등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나오는 쪼개기 상장, 불공정 주식교환, 갑작스러운 계열회사 지원으로 하루아침에 투자자의 자산이 줄어드는 일들이 발생한다"며 "나중에 알고 보면 다 지배주주 이익을 위한 거래였고, 충격을 받아 트라우마가 생긴 투자자들은 보통 주식 시장을 떠난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금융사도 기업의 지배구조 내용을 지적했다. 박세영 노무라금융투자 본부장은 "일본은 40%에 달했던 기업의 전략적 지분율(기업간 경영권 확보를 도와주기 위한 지분)이 30%로 낮아졌고, 비슷한 개념의 상호출자율은 50%에서 10%로 낮아졌다"며 "한국은 여전히 60%의 상호출자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복상장비율 역시 일본은 4.4%에 불과했지만 우리나라는 18.4%에 달해 시장의 신뢰성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했다. 일본뿐 아니라 대만도 3.1%에 불과하고, 중국은 1.98%, 미국은 0.35%밖에 되지 않는다.
학계 전문가도 여기에 동의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당국이 물적분할 반대주주 주식매수 청구권 부여, 배당절차 개선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매우 냉정하다"며 "주된 원인은 미흡한 주주 환원과 공정한 가치 평가를 저해하는 기업 지배구조가 분명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위해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장 환경이 필요하다"며 "개인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위해 자본시장법상 5% 대량 보유 보고 의무 규제를 개선하고, 기업들의 선관의무를 기존 형식상에서 실질적으로 지킬 수 있도록 법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끝까지 남아 의견을 들은 금융감독원장은 적극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이 원장은 "여야가 정책적으로 이견이 없는 자본시장 선진화 이슈들은 이달부터 논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지배구조 이슈도 지금 법사위와 정무위에 구체적인 법안이 올라와 있고, 정부도 법안을 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국회가 열리게 되면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해 투자자와 시장이 요구하는 것들의 합의점을 찾는데 노력해 보겠다"고 답했다.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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