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조의 아트홀릭] “당신을 위한 환상적인 컬렉션”

■ 정승조 아나운서 ■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그리고 호안미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초현실주의 거장들이지요.
이들의 작품은 꿈과 무의식을 탐구하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어떠한 매력 때문이었을까요?
아트홀릭 독자들도 이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초현실주의 100주년을 맞아서요.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등 초현실주의 거장의 컬렉션이 한국을 찾았거든요.
전시가 끝나면 작품은 본국으로 돌아가 한동안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라는데요.
그래서 더욱 특별한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승조의 아트홀릭은 '초현실주의 100년의 환상: 달리와 마그리트 그리고 호안미로' 전시를 기획한 '김민정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학예연구사'를 만났습니다.
▮ 초현실주의 선언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전시라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2024년 12월에 시작한 이번 전시는 1924년 12월,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의 10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전시에서는 초현실주의 거장인 살바도르 달리와 르네 마그리트, 막스 에른스트, 호안 미로, 마르셀 뒤샹,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주요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100여 점을 선보입니다.
▮ 전시작 모두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의 소장품으로 구성한 이유가 있을까요?
스코틀랜드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현실주의 미술 컬렉션을 자랑하거든요.
1859년 에든버러 중심지에 위치한 이곳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고요. 세계 현대미술 작품을 수집하고 전시하기 위해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의 산하에 설립되었습니다.
개관 이후 30년 동안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막스 에른스트, 호안미로,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초현실주의 예술의 주요 작품을 꾸준히 수집해 왔는데요.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주목받지 못한 여성 및 논바이너리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렇게 초현실주의 컬렉션으로서 명성을 더욱 높이며 그 규모를 확장하고 있지요.
이번 전시는 경주에서 최초이자 단독으로, 오직 경주에서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 그렇군요. 거장의 명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 중 살바도르 달리의 '바닷가재 전화기'는 초현실주의 대표작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맞습니다. 아트홀릭 독자들께도 흥미로운 전시작이 될 거라 자부하는데요.
'바닷가재 전화기'는 살바도르 달리의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지요. 초현실주의 예술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이 작품은 후원자를 위해 제작됐는데요. 달리가 말한 상징적으로 가능하는 오브제의 한 예로 볼 수 있습니다.
▮ '상징적으로 가능하는 오브제'... 쉽게 말해 어떤 의미인가요?
'상징적으로 기능하는 오브제’라는 표현이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 있겠네요.
달리의 작품인 '바닷가재 전화기'로 말씀을 드리자면, 평범한 사물인 전화기를 특정한 방식으로 변형해서요.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죠. 그리고 실제로 이 작품은 작동이 되는 전화기이기도 합니다.
▮ 살바도르 달리의 '새'라는 작품도 궁금했습니다.
'새'라는 작품은요. 초현실주의 리더이지요?
앙드레 브르통이 이야기한 꿈을 바탕으로 구상한 걸로 알려지는데요. 꿈속에서 총으로 쏜 새가 파도에 휩쓸려 온 모습이 마치 소나 말과 같은 동물로 변해 있었던 모습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 타인의 꿈 이야기를 예술로 표현했다니 흥미롭습니다.
'변신'이나 '변화'라는 주제는 초현실주의 사상에서 핵심적인 부분인데요.
달리는 '새'라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다룬 부패의 개념을 언급하고자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쯤되면 아트홀릭 독자들도 초현실주의가 더욱 궁금하실 듯한데요. 탄생 계기 말이지요.

초현실주의는 1924년 파리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첫 시작은 1916년 제 1차 세계대전을 피해 중립국인 스위스에 모인 문학가, 미술가들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이들은 부조리한 극작품, 무질서한 문학, 장난기 넘치는 예술로 대표되는 자신들의 활동을 지향해 해나가기로 했고요. 이런 예술 활동을 무의미한 단어인 ‘다다’라고 명명했습니다.
▮ 예술가들이 '다다'라고 불리는 예술 활동을 하게 된 이유가 있었을 텐데요.
제1차 세계대전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게 되는 것이 인간의 이성적인 욕심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 봤거든요. 이성과 대척점에 있는 비이성적 표현이 그 시대에 적합하다고 본 것이지요.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은 인간의 정신을 심층 탐구하고요. 전통적인 미술 기법을 탈피한 새 방식을 도입하는데요. 꿈, 환각과 같은 즉 인간 무의식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한 것이죠. 이들의 작품에서 기이하면서도 친숙한 느낌을 경험하게 되는 이유이지요.
▮ 르네 마그리트의 '불길한 날씨'를 보면서도 말씀하신 기이하면서 친숙한 느낌이 들었지 싶습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불길한 날씨'는 마그리트가 스페인에 있는 달리의 자택에 머물며 완성한 작품인데요.
해안과 바다, 하늘에 있는 사물들은 의도적으로 단조롭고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요. 반면 구름을 대신해 등장한 여성의 나신, 튜바, 의자의 조합은 어떤가요?
기괴하면서도 에로틱한 현실감으로 강렬한 충격을 줍니다. 기법과 주제 간의 불균형을 뚜렷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기의 전설'은 마그리트의 후기 대표작 중 하나인데요. 사실적인 이미지에 ‘비논리’가 함께 매치되고 있습니다.
▮ 호안미로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치 꿈속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호안미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생으로 그곳에서 미술학교에 입학하고요. 이후 갈리 아카데미에서 공부했습니다.
그의 초기작은 야수파와 입체파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났지만,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이후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을 만나며 화풍이 달라지게 됐지요.
그는 인간 정신의 무의식에 접근해 이를 예술로 형상화함으로써 현실에 더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 '꿈의 회화'는 호안 미로의 그런 신념이 반영된 작품이라면서요.

맞아요. '꿈의 회화'는 실제 꿈의 기억에 기반한 것은 아니고요.
호안미로가 유사트랜스 상태에서 종이 조각에 즉흥적으로 낙서한 그림에서 비롯되었습니다.
▮ 작품 속 반쯤 완성된 기호가 있거든요. 무엇을 의미하나요?
인간, 동물, 식물의 형상을 암시합니다.
이는 생물학적 정체성이 확립되기 이전의 원시적인 상태의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호안미로는 말린 무화과 몇 조각으로 허기를 달래며 환각 상태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 마지막으로 전시를 기대하는 아트홀릭 독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초현실주의, 100년의 환상'은 초현실주의 예술이 선사하는 불안하면서도 매혹적인 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 정신의 경계를 넘어서는 초현실주의의 경이롭고 독창적인 경험을 만끽할 수 있길 바라고요.
이번 전시는 경주 최초이자 단독으로, 오직 경주에서만 관람하실 수 있는 컬렉션입니다.
전시가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가 몇 년간의 휴식기를 가지는데요.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에 가셔도 당장은 보시기 힘든 귀중한 컬렉션들이니까요. 아트홀릭 독자들도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사진 제공: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 '초현실주의 100년의 환상: 달리와 마그리트 그리고 호안미로'
- 장소: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 일정: ~5월 11일 (매주 월요일 휴무)
- 관람 시간: 10:00~18:00 (화-일, 마지막 입장 17:30)
- 관람료: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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