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 무인카메라로 24시간 산불 감시…“불씨부터 원천 차단”

김창희 기자 2025. 2. 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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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림청 ‘산불방지 종합대책’
최근2달 강수량 예년 절반 수준
올들어 산불 피해면적 7배 늘어
영농부산물 파쇄량 20% 늘리고
다목적 진화차량·헬기 추가도입
산림재난방지법 공포·내년 시행
중앙상황실 등 재난 효율적 대응
지난해 경북 상주의 한 야간 산불 현장에서 진화대원들이 소화수를 뿌리고 있다. 산림청 제공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미국 LA 일대를 강타한 대형 산불이 한 달 가까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겨울 가뭄으로 강원 동해안과 경북권 등지의 대형 산불 위험이 커지자 산림 당국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특히 최근 대형화·일상화하는 산림재난을 통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산림재난방지법이 공포되는 등 정책 기반도 대폭 강화된다.

5일 산림청(청장 임상섭)은 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평년보다 산불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설 연휴 전인 지난달 24일부터 봄철 산불 조심기간을 조기 운영하는 한편, 산불 대응태세를 한층 강화한 2025년 전국 산불방지 종합대책을 본격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산불 화약고’ 동해안·미국 LA 공통점은? = 강원 영동 등 동해안 지역은 미국 LA 지역과 유사한 산불 발생 환경을 갖고 있다. 현재 LA 산불(1월 29일 기준)은 사망 29명, 가옥 등 1만6254채, 산불 피해 면적 2만2810㏊, 피해 금액 약 365조∼400조 원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우선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시에라네바다산맥을 넘어 캘리포니아 일대로 불어오는 ‘샌타애나 바람’은 태백산맥을 넘은 고온 건조해진 ‘양간지풍’과 닮은꼴이다. 산맥을 넘어 해안가로 강하게 부는 바람은 낮은 구릉지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불똥으로 인한 산불의 확산을 가속화시킨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미국 서부 지역의 산불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규모가 커질 때 우리나라 동해안 지역도 피해가 커지는 ‘동조화’ 경향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최근 2개월(전년 12월 1일∼1월 31일)간 겨울철 강수량이 전국적으로 예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가운데 특히 강원·경북 지역의 경우 예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강원 영동 지역의 경우 예년 평균 강수량이 84.6㎜지만 지난 2개월 강수량은 25.6㎜로 30.2%에 불과한 실정이다. 동해안 대표 도시인 강릉시의 최근 2개월간 강수일수는 5일밖에 되지 않는다. 경북 지역 역시 14.4㎜로 예년의 29.5% 수준 강수량에 그치고 있다. 올 들어 산불 발생 추이 역시 예사롭지 않다. 4일까지 47건(12.6㏊)이 발생해 전년 대비 건수는 2.2배, 피해 면적은 7배나 늘었다.

◇영농부산물 파쇄량 20% 이상 늘리고, 고성능 진화차량 추가 도입 = 산림청은 최근 건조한 날씨로 잇따라 발생하는 산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영농부산물 파쇄량을 20% 이상 늘리고, 다목적·고성능 산불 진화차량을 추가로 도입한다. 산림청의 ‘2025년 전국 산불방지 종합대책’의 주요 골자는 △산불 원인 제거·확산 방지 △체계적인 산불 대비 태세 확립 △신속한 대응을 위한 인력 운영·자원 확충 △산불 피해 복구 및 홍보 △첨단 과학기술 활용 등이다.

산불 원인 제거를 위해 영농부산물 파쇄량을 전년 16만6000t에서 올해 20만1000t으로 21.1% 늘린다. 예방 효과 극대화를 위해 사업도 1분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야간 산불 ‘신속대응반’을 편성 운영하고 다목적 산불 진화차량 16대, 고성능 산불 진화차량 3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공중 진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형 헬기 1대와 해외 임차 헬기 3대를 추가 도입하고, 헬기의 원활한 진화용수 공급을 위해 이동식 저수조를 12개 추가해 89개까지 확대 운영한다. 산불 감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송전탑을 활용한 산불 무인감시카메라 100대를 새로 설치하고,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신해 24시간 산불을 감시하고 탐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도 확대 구축한다. 진화 작업의 효율을 높이고 작업자의 안전과 체력을 보호하는 ‘웨어러블 로봇’을 적극 활용하고 저궤도 위성통신망 활용을 통해 통신 음영 구역을 해소한다.

◇산불·산사태·병해충 통합 관리 산림재난방지법 제정 = 지난달 31일 공포돼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산림재난방지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산불·산사태·산림병해충과 같은 산림재난이 대형화·일상화되는 상황에서 현재 ‘산림보호법’으로는 효과적인 예방·대응 등에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법이 제정됐다. 우선 산림재난 관리 범위가 확대된다. 재난 관리 영역을 산림뿐만 아니라 인접 지역까지 확장하고 연접 토지에서 건축 등을 진행할 경우 산림재난 위험성에 대한 사전 검토를 실시해 국민의 안전과 재산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다. 산림청장도 산림재난 발생 시 주민 대피명령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산림청장도 대피 요청 권한이 부여됨에 따라 24시간 운영되는 ‘중앙산림재난상황실’을 통해 산림재난 위험징후 감지 시 더욱 신속한 주민 대피를 지원함으로써 인명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산림재난안전기술공단’을 설립해 산림재난 대응 역량도 대폭 강화한다. 재난 유형에 따라 별도 운영되던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한국치산기술협회’ ‘산림병해충모니터링센터’를 통합해 운영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인다. 산림재난 방지를 위한 연구·조사, 교육·훈련, 현장대응 분야의 공공행정 지원 등을 수행한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산림재난방지법 제정으로 산림재난에 더욱 통합적·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시행까지 남은 1년여 동안 하위 법령 제정 등 철저한 시행 준비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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