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반도체법 고심…'주52시간 적용제외' 뺀 단계적 입법 제안도(종합)

이언주 "지원 내용 우선 처리 후 쟁점은 여야 TF서 검토하자"
이재명 "노동시간 적용제외 안 되면 다 안 된다? 비합리적"
"연구자 쥐어짠다고 경쟁력 생기는 게 아냐"…당내 신중론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의 통상·산업정책 경청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2025.02.0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김경록 김지은 기자 = 반도체업계 일부 종사자들을 주 52시간 제도에서 제외시키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정치권과 업계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뺀 나머지 반도체특별법을 먼저 입법하고 쟁점은 시간을 들여 논의한 뒤 단계적으로 입법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는 기업계와 노동계 양 측의 의견을 두루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5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도체 지원 특별법은 전력과 용수 및 세제 지원에 관한 이런 급박한 내용을 중심으로 신속히 처리하고,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개별 산업 지원법에 규정하는 것보다 근로기준법의 특례로서 미래 전략 산업의 연구개발직 노동에 대한 특례를 마련해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 최고위원은 "구체적으로 여야가 함께 TF팀을 만들어 한두 달 내에 미래 전략 산업의 혁신 생태계 전체에 대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규정한 특례 법안을 마련하거나, 미래 전략 산업의 연구개발직 고용 계약을 아예 새로운 유형의 계약으로 분류하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고 부연했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기업이 반도체 시설에 투자할 때 정부가 보조금을 기업에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반도체특별법의 핵심 내용을 우선 처리하고, 쟁점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일정 기간 논의를 거쳐 합의를 이루자는 것이다.

여야는 반도체특별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에는 공감했지만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놓고 아직 접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도 52시간제 적용 제외를 수용하는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우는 분위기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신중론도 적지 않다.

국회 환노위 소속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만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없다. 대만 정부는 매년 근로감독을 통해 TSMC의 근로시간 제도 위반을 적발하고 수차례 벌금을 부과할 만큼 철저히 감독하고 있다"며 "연구개발 노동자를 쥐어짠다고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생기는 게 아니다. 그런 후진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부터가 경쟁력 확보의 시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앞줄 왼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의 통상·산업정책 경청간담회에서 당내 경제 관련 위원회 및 기업·경제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2.05. xconfind@newsis.com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비공개 토론회에서 일선 기업인들에게 반도체특별법 관련 "주 52시간제 적용제외가 안 되면 다른 모든 것이 안 된다는 태도는 합리적이지 않다"며 "이것(쟁점)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정책 논의를 합리적으로 하자. 오히려 기업이나 협회 등에서 합리적 의견을 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업계가 기업 현장의 의견을 자유롭고 합리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며 "업계에 주 52시간 유연화를 양보해달라거나 주 52시간 제외한 반도체특별법 우선 처리를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 관련 산업위-환노위원 연석회의, 정책 의원총회 등 당내 의견 수렴 방안을 고심하는 한편, 이 대표는 기업계뿐 아니라 노동계 의견도 청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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