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기업에 투자하라'는 고향 남아공에... 머스크 "인종차별" 비난

곽주현 2025. 2. 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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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위성통신사업 '스타링크' 서비스 대상을 전 세계 국가로 넓혀가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고향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암초를 만났다.

인종 불평등 해소를 위한 남아공 정책 때문인데, 머스크는 "(백인에 대한)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머스크는 남아공의 '흑인 경제 강화법'에 대해 "대놓고 인종차별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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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흑인경제강화법'에 발끈
남아공 연립 여당 내에서도 갈등
트럼프 "특정 계층에 못되게 군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홀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사업 '스타링크' 서비스 대상을 전 세계 국가로 넓혀가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고향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암초를 만났다. 인종 불평등 해소를 위한 남아공 정책 때문인데, 머스크는 "(백인에 대한)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머스크는 남아공의 '흑인 경제 강화법'에 대해 "대놓고 인종차별적"이라고 밝혔다. 남아공 태생인 머스크는 최근 스타링크의 아프리카 서비스 개시를 위해 보츠와나와 짐바브웨 등 각국에서 사업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데, '법적 규제'로 인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상황에 처하자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흑인 경제 강화법은 과거 넬슨 만델라의 아프리카국민회의(ANC)가 만든 법률이다. 외국 기업이 남아공에 투자하기 위해선 흑인 소유 기업에 프로젝트 자본의 30%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인종분리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거치며 심화된 흑백 인종 간 불평등을 해소하는 게 목적이다. 머스크의 주장은 한마디로 '백인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의미지만, 해당 법이 제정된 역사적 맥락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됐다고 볼 법하다.

그러나 남아공 내에서도 머스크에게 동조하는 세력이 있다. 지난해 ANC와 함께 연정을 구성한 민주동맹(DA)은 백인 주류·친기업 성향 정당으로, 흑인 경제 강화법을 반대하고 있다. 현재 이 법이 자동차 등 일부 부문에 대해선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통신 부문도 비(非)적용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게 DA 입장이다. 명분은 전 국민의 통신 서비스 접근성 강화다.

그러나 ANC는 이런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규제 완화는 곧 불평등 시정 조치를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NC는 머스크가 이 논쟁에 끼어든 뒤로는 불쾌함도 숨기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아공 정부를 비난하며 '최측근' 머스크를 편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남아공 정부가 아파르트헤이트 잔재 청산 일환으로 추진 중인 토지 몰수 정책을 겨냥해 "(남아공은) 특정 계층의 사람들에게 못되게 대하고 있다"며 "조사 완료 때까지 남아공에 대한 미국의 기금을 모두 중단할 것"이라고 적었다. 남아공 경작지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백인들이 토지 몰수의 주요 타깃이 될 것을 우려한 발언이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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