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눈폭탄 맞은 전북 농장…지붕에 깔린 150마리 '젖소 구출작전'
[앵커]
전북 지역은 연휴 때부터 쏟아진 '눈 폭탄' 때문에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올 겨울 최강 한파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농가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 내려 앉아버렸는데, 현장 상황 어떤지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양이가 송아지 옆을 지킵니다.
송아지는 철근이 부딪히는 소리에 놀랍니다.
전북 완주의 낙농단지입니다.
지난 설 연휴 때 쏟아진 폭설로 농가들이 피해를 받았습니다.
지금 현장은 어떤 모습일지 직접 가보겠습니다.
굴착기 주변을 서성이는 소들을 달래는 농장주.
[이순배/농장주 : {위험해. 위험해. 어떻게 해요?} 아이 아빠가 (젖소를) 몰고 와야지. 이리 와.]
지난달 29일 설날 적설량 40cm, 말 그대로 눈폭탄을 맞은 젖소농장입니다.
[이순배/농장주 : 소를 이렇게 몰아넣고 앞에 사료를 주려고 갔더니 이게 막 무너지는 거예요. {그때 시간이 몇 시였어요?} 새벽 4시 반.]
농장주는 직접 굴착기로 철근 더미를 치우고 아내는 집 잃은 젖소 150마리가 다치지 않게 자리를 옮깁니다.
[이순배/농장주 : 소들이 나갈 수가 없잖아요, 무너져버려서. 다 갇혀버렸잖아요. '젖 짜러 가자. 젖 짜러 가자.' 그럼 소들이 다 들어가요.]
설 당일 축사 1개 동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송아지들도 많이 놀랐습니다.
이렇게 내려앉은 축사 지붕 아래 젖소들이 모였습니다.
축사 안으로 더 들어와 봤습니다.
천장 곳곳이 뜯겨졌고 이렇게 아예 무너지면서 젖소가 다쳤습니다.
[이순배/농장주 : 소가요. 지금 못 일어나. 저기 강판에 눌려 살이 다 찢어져서. {치료는…} 치료는 할 수 없어요. 일어나면 괜찮은데 못 일어나니까…]
지금까지 추정되는 재산 피해만 4억원, 이씨도 이런 눈폭탄은 살면서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이순배/농장주 : 젖소 먹인지 한 40년 됐어요. 처음으로 이렇게 눈이 많이 왔어요. 눈이 온다고 해서 보강을 하긴 했는데 눈이 너무 많이 오니까 강판이 못 이기고 무너져버렸는데. 밑에 소가 깔려서… 철거가 지금 제일 급해요, 철거가. 그런데 우리 식구끼리 하니까.]
다른 젖소농장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황호준/농장주 : 이것이 다 휘어서 어떻게 할 길이 없어. 눈을 치울 수도 없고. {눈이 또 오면…} 이거 다 허물겠지. 지금 저렇게 휘었잖아, 활같이. 이 상태에서 (눈이) 더 많이 와버리면 쓰러지니까. 완파나 반파돼야 도움 주지. 쓰러지기 전에는…]
눈을 치울 엄두조차 낼 수 없습니다.
[황호준/농장주 :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눈을 치우려고 했더니 사람이 죽겠어. 언제 내 것도 저렇게 허물어질지 모르지. 이번에 내린 눈이 그냥 내린 게 아니라 물 먹은 눈이라서. {눈과 비가 섞여서…} 네. 자연에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지자체도 노력은 한다지만 아직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은 피해 농가가 많습니다.
[완주군청 농업축산과 : 오래된 축사 같은 경우 기둥 보강이라든지 난방을 철저히 해서 천장에 쌓인 눈을 빨리 녹여 무게 하중을 덜 받게 한다든지. 저희 직원들이 현장을 방문하거나 (농장주들에게) 전화로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고…]
어제(4일)도 전북 지역엔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클 농민들은 일주일째 직접 피해를 복구하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주에도 폭설과 강추위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피해가 더 커지지 않게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작가 유승민 / VJ 김진형 / 영상편집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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