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뮤지컬 도전 김준현 "사사로운 웃음에 현혹되지 않으려 했죠"

최주성 2025. 2. 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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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하는 '사사로운 웃음'에 현혹되지 않고(웃기고 싶다는) 유혹을 꾹 숨기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선 코미디언 김준현에게 익살스러운 유행어와 과장된 몸짓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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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춘자씨'로 무대 데뷔…"무대 오르는 설렘은 같아"
치매 겪는 70대 이야기로 노화 다뤄…"늙어가는 모두를 위한 이야기"
열연하는 강나리-김준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프레스콜에서 배우 강나리, 김준현이 시연을 하고 있다. 2025.2.5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소위 말하는 '사사로운 웃음'에 현혹되지 않고(웃기고 싶다는) 유혹을 꾹 숨기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선 코미디언 김준현에게 익살스러운 유행어와 과장된 몸짓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유의 중후한 목소리를 앞세워 대사를 주고받고 노래로 감정을 표출하는 그는 관객을 몰입시키는 한 사람의 배우로 무대에 녹아들어 있었다.

코미디언 김준현은 5일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프레스콜에서 "코미디도, 뮤지컬 공연도 처음 만나는 관객에게 내가 준비한 것을 선보인다는 설렘은 같다"며 "그 설렘을 느끼려 어떤 장르든 무대에 올라가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시연을 하고 있다. 2025.2.5 mjkang@yna.co.kr

오는 6일 개막하는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는 치매 증세를 보이는 70세 노인 고춘자가 그의 눈에만 보이는 '영혼의 물고기'를 쫓아 동네에서 사라지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작품은 분식집을 운영하며 두 아들을 억척스럽게 키운 어머니인 고춘자가 치매로 인해 두려움과 무력함에 빠져드는 과정을 묘사한다. '치매 노인'이라는 딱지가 붙을 것이 두려워 경찰 신고를 주저하는 가족들의 현실적인 고민도 담겼다.

대본과 연출을 맡은 오미영 작가는 치매라는 질환을 세밀하게 접근하기보다는 노화의 과정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오 작가는 "나이가 들면 피부는 주름이 지지만, 뇌의 주름은 펴져서 생기는 질환이 치매라는 것을 알게 됐고 결국 노화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치매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결국 늙어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뮤지컬하는 김준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프레스콜에서 배우 김준현 등이 시연을 하고 있다. 2025.2.5 mjkang@yna.co.kr

김준현은 장남으로 마음속에 책임감과 짐을 안고 살아가는 홍진수 역을 맡았다.

과거 '불후의 명곡' 등 예능에서 출중한 노래 실력을 뽐낸 그는 풍부한 성량을 바탕으로 호소력 있게 감정을 전달했다. 동생과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가 돋보였다.

그는 "12년 전 뮤지컬 제의를 받았었는데, 물리적인 시간이 안 되어 정중히 고사했다"며 "이번에 연락받고 '지금 안 하면 평생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기회를) 움켜쥐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점이 코미디 무대와는 달랐다. 연습할 때 못 참고 애드리브를 치다가 '너무 가볍다'라며 혼이 나기도 했다"며 웃었다.

창작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시연을 하고 있다. 2025.2.5 mjkang@yna.co.kr

주인공 고춘자를 연기한 배우 서나영은 실제 치매를 앓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작품에 임했다고 돌아봤다.

서나영은 "아직 아버지가 저를 보는 눈빛이 기억 속에 남아 있기에 도움을 받았다"며 "아버지가 며칠 전 꿈에 나타나셔서 제게 술을 따라주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치매를 소재로 하고 있어 자칫 무거운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은 록, 보사노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다.

인물들이 고춘자의 떡볶이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뮤지컬에서 흔히 들을 수 없는 트로트로 웃음을 끌어내기도 한다.

노선락 작곡가는 "'고춘자의 진수성찬 떡볶이'라는 받침이 많은 가사를 강렬하게 표현하려면 트로트가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넘버 후반부 인물들이 격한 마음을 표현하기에도 적합해 더 빠른 템포로 재밌게 음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6월 1일까지 이어진다.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시연을 하고 있다. 2025.2.5 mjkang@yna.co.kr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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