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권익위의 무리수… 선관위 채용비리 의혹 고발 28명 전원 무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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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무더기로 고발한 20여 명의 전·현직 직원들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익위는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선관위 채용비리 실태 전수 조사단'을 꾸리고 약 두 달에 걸쳐 선관위가 7년간 임용한 384명 채용 건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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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명 고발·312명 수사의뢰
송봉섭 전 사무차장 등 고위직 4명만 기소
국민권익위원회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무더기로 고발한 20여 명의 전·현직 직원들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발 조치가 당초 무리수였다는 것이다. 선관위에 면죄부를 줄 일은 아니지만, 여론에 편승해 무분별하게 밀어붙인 권익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최근 권익위가 채용비리 의혹으로 고발한 28명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양 기관에 통보했다. 수사의뢰된 312건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선관위의 채용비리 의혹은 2023년 박찬진 전 사무총장의 자녀가 전남 선관위 경력직에, 송봉섭 전 사무차장 자녀가 충북 선관위 경력직에 채용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뒤늦게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당시 여당에선 '고위직 고용 세습'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선관위 직원들이 김세환 전 사무총장 아들에 대해 왕위를 계승할 왕자를 가리키는 말인 '세자'라고 부른 정황도 적발됐다.
권익위는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선관위 채용비리 실태 전수 조사단'을 꾸리고 약 두 달에 걸쳐 선관위가 7년간 임용한 384명 채용 건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권익위는 △학사학위 취득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부적격자 합격처리 △평정표상 점수 수정 흔적이 있어 평정결과 조작 의혹이 있는 합격처리 △담당업무가 미기재된 경력증명서를 토대로 근무경력을 인정해 합격처리 △선관위 근무경력을 과다 인정한 합격처리 등 고의성이 의심되거나 상습, 반복적인 부실 채용을 진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채용관련자 2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권익위 고발 대상이 전원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권익위가 고위직의 부정행위를 선관위 전체로 침소봉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권익위는 조사에서 총 353건을 적발했고, 감사원도 10년간 1,200건이 넘는 채용 규정 위반 사항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혹 대상자 중 재판에 넘겨진 인물은 송 전 차장과 김 전 차장 등 고위직 4명에 불과하다.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해 "권익위에서 적발한 353건 가운데 4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익위 관계자는 "전수조사 당시 선관위 측의 비협조로 인해 한정적인 자료만 확인했고 이해관계 여부 및 직권남용 등에 대한 입증자료 확보가 불가능했다"며 "무혐의 사유를 면밀히 살펴 차후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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