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는 책에 꼭 필요한가… 美 유명 출판사 “안 싣겠다”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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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야 할 책" "수십 년 만에 읽은 가장 흥미로운 목소리" "현대 세계를 예리하게 관찰하는 작가". 책 표지의 앞·뒤면에 적힌 이런 짧막한 추천사는 독자들에게 책을 사게 만드는 핵심적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지난 달 미국 최대 출판사 중 하나인 사이먼 앤 슈스터(S&S)가 앞으로 책에 추천사를 싣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추천사가 과연 출판에 꼭 필요한지에 대해 논의가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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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야 할 책” “수십 년 만에 읽은 가장 흥미로운 목소리” “현대 세계를 예리하게 관찰하는 작가”…. 책 표지의 앞·뒤면에 적힌 이런 짧막한 추천사는 독자들에게 책을 사게 만드는 핵심적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지난 달 미국 최대 출판사 중 하나인 사이먼 앤 슈스터(S&S)가 앞으로 책에 추천사를 싣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추천사가 과연 출판에 꼭 필요한지에 대해 논의가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S의 주력 임프린트(계열사) 발행인인 션 매닝은 1월 말 출판 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에 쓴 글에서 “2025년부터 S&S의 주력 출판물에는 저자가 추천사를 얻기 위해 애를 쓸 필요가 없게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결정은 “주력 출판물에만 적용된다”며 “책 표지와 홍보자료에 추천사를 포함하는 것을 완전히 거부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S&S의 이번 결정에 대해 출판업계는 “놀랍다”거나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닝은 글에서 영화, 대중음악, 디자인 등 다른 어떤 예술 산업에서도 “추천사가 이렇게 흔하지 않다”면서 “추천사에 대한 고집이 우리 업계의 궁극적인 목표인 최고 품질의 책을 생산하는 데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들이 추천사를 쓰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실제로 읽고 싶은 책을 읽지 못한다며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추천사를 쓰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책을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작가들이 서로 책의 추천사를 써주는 문화는 “끼리끼리 어울리고 능력주의에 반하는 문학 생태계를 조성한다”고 비판했다.
매닝은 “더 이상 허풍떠는 데 과도한 시간을 할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절하거나 충분한 추천사를 확보하지 못하면 책의 상업적, 비평적 성공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더 이상 가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최근 베스트셀러를 분석해보면 추천사가 그리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독자들이 스스로 훌륭한 책을 찾을 수 있다면서 “저는 좋은 책들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NYT는 추천사를 모으는 과정은 책의 집필과 편집에서 많은 시간을 빼앗아 가지만 경쟁적인 출판 시장에서 필수적인 부분으로 여겨져 왔다며 추천사를 수집하지 않겠다는 S&S의 결정이 문학·출판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소설가 자미 아텐버그는 “추천사 생태계가 재앙이라는 데 동의한다”며 “많은 작가 친구들이 추천사를 쓰는 시간에 대해 불평한다”고 NYT에 말했다. 매닝 발행인도 NYT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에이전트, 작가, 서점으로부터 수십 건의 지지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른 소설가 레베카 마카이는 동료 작가들의 책에 추천사를 쓰는 경험에 대해 NYT에 기고했다. 그는 2023년 여름의 경우, 추천사를 부탁받은 책이 18권이나 됐다며 추천사를 쓰느라 자신의 책을 쓸 수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또 추천사를 쓸 때 책의 전부를 읽지 않으며, 저자에 대해 허풍을 떨게 된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다음 소설에 추천사를 실을 것이라며 “이 생태계에서 추천사는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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