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2주에 300만 원”.. 산후조리원, ‘선택 아닌 필수’가 된 이유
출산 후 단 2주, 들어가는 돈만 300만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금 200만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정부 지원이 늘었음에도 오히려 조리원 비용이 치솟아 출산 가정의 한숨이 깊어지는 실정입니다.
출산이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시대. ‘산후조리원’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 비용은 부모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3년 새 18% 상승.. “2주에 300만 원 기본?”
5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출산한 산모 3,221명 중 85.5%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조리원에 머무른 평균 기간은 12.6일, 그 비용은 286만 5,000원이었습니다. 3년 전(243만1000원)보다 18% 증가한 수준입니다.
조리원을 이용하지 않고 가정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경우도 평균 125만 5,000원이 들었습니다. 한 달에 걸쳐 산후조리를 해야 하는 산모들에게는 어느 선택지도 결코 가벼운 부담은 아니었습니다.

■ 정부 지원금? “조리원비 상승으로 효과 무색”
정부는 2022년부터 ‘첫만남 이용권’이라는 명목으로 출산 가정에 200만 원 상당의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리원 업계는 이를 반영해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혜택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출산을 앞둔 30대 직장인 김모(34) 씨의 경우, “200만 원 지원해줘도 조리원비가 그 이상 오르니 실질적인 혜택이 없는 것과 같다”라며, “조리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따로 저축하는 상황”이라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했습니다.
■ ‘고급화’ 명목으로 가격 인상.. “상술도 한몫”
산후조리원 비용 상승 배경에는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같은 경제적 요인도 있지만, 일부 조리원들의 고급화 전략이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의 유명 산후조리원들은 최고 1,000만 원이 넘는 패키지를 내놓고 있으며, 일반 조리원들도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세워 가격 인상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한 조리원 관계자는 “최근 VIP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어 이에 맞춘 고급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이런 고급화가 필요 이상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한 산모는 “기본 서비스만 이용해도 300만 원이 넘는다”라면서, “출산 후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인데, 꼭 호텔급 서비스가 필요한 건지 의문”이라고 토로했습니다.

■ 산후조리 정책, ‘비용 지원’ 요구 가장 높아
비싼 조리원비에도 출산 가정들은 어쩔 수 없이 산후조리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산모 10명 중 6명(60.1%)이 ‘산후조리 비용 지원’을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았고, ‘배우자의 출산휴가 확대’(37.4%)와 ‘산모 출산휴가 기간 연장’(25.9%)이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실제 산모들의 출산휴가 이용률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직전 조사(2021년)에서는 63.8% 산모가 출산휴가를 사용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58.1%로 줄었습니다.
■ 남성 육아휴직 ‘눈에 띄는 증가’.. 그러나 여전히 17% 머물러
배우자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사용률은 증가 추세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배우자의 출산휴가 사용률은 55.9%로 직전 조사(53.5%)보다 소폭 늘었고, 배우자의 육아휴직 이용률도 17.4%로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육아를 온전히 부모가 함께 부담하기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 직장인은 “눈치 보느라 육아휴직은 엄두도 못 낸다”라며, “출산과 육아 부담이 여전히 여성에게 쏠려 있는 게 현실”이라고 전해왔습니다.

■ “출산은 축복 아닌 부담?”.. 구조적 지원 강화 필요
출산율이 바닥을 치는 현실 속에서, 출산과 육아의 부담은 여전히 부모들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이를 낳을 용기가 안 난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지금, 단순히 지원금 수준을 넘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절실합니다.
산후조리원비 폭등,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부족, 공공 조리원 인프라 미비. 문제는 쌓여가는데 실질적인 변화는 더디기만 하고 전문가들은 출산·육아 환경 전반을 바꾸는 구조적 개혁이 없으면, 출산 기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건강한 산후조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산모들의 정책 욕구를 충분히 검토하여 필요한 정책을 개발·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위기가구 죽음' 마주하는 사회복지공무원 '기댈 곳 없다'
- “자전거·하이킹 천국, 이제 대만과 만나”.. 제주 매력에 ‘풍덩’
- "밤만 되면 화물차가 슬그머니".. 얌체 밤샘주차 단속 강화
- '페이퍼 보호구역'인가...제주 해양생태계 관리 '부실'
- '호국영웅' 제주마 레클리스, 70년만에 고향에 동상 세운다
- 육아휴가 신청하자 쏟아진 업무꼬투리·타박...하다하다 퇴사 종용까지
- '독도는 우리땅' 불렀다 日 누리꾼 표적된 韓 걸그룹
- “결혼하고 애 낳고, 누구 좋으라고?” 정책 지원에도 ‘2040’ 등 돌렸다.. 남 “돈 없어” vs 여
- 어떻게 해야 1년 내내 호텔이 ‘만실’?..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끌었더니, 외국인 열에 아
- 여야 대표 '한동훈-이재명' 11년 만에 회담.. 공약추진 기구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