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문가 다수 “북·미 접촉해도 가시적 성과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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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을 "똑똑한 남자"(smart guy)라고 추어올리며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한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다수는 "북·미 접촉이 재개돼도 실질적·가시적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비관적 전망의 이유로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의 의견 차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사태, 미·중 전략적 경쟁 등에 비해 북·미 관계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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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한미일 ‘약화’ 한중 ‘개선’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을 “똑똑한 남자”(smart guy)라고 추어올리며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한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다수는 “북·미 접촉이 재개돼도 실질적·가시적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소장 이관세)는 5일 국내 학자와 전직 관료 등 전문가 40명한테 심층 질문을 한 결과, 10명에 7명 꼴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안에 가시적·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비관적 전망의 이유로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의 의견 차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사태, 미·중 전략적 경쟁 등에 비해 북·미 관계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10명에 6명 꼴로 ‘경색 국면 지속’을 예상했다. 응답자의 68%는 북한이 미국과 협상 경과 등을 봐가며 대남정책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봤지만, 60%는 ‘북·미 관계 변화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남북한 간 경색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비관적 전망의 이유로 북한의 대남 적대노선과 대내 결속 도모 우선 기조, 한국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 결여 등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렇듯 남북 및 북·미 관계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트럼프 2기 출범을 계기로 동북아 역내 국가들 사이의 관계엔 적잖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한·일, 한·미·일 관계가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반면, 한·중 및 한·러 관계는 개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봤다.
한·미 관계는 ‘유지’(23명, 57.5%)될 것이란 전망이 과반이었고, ‘약화’(16명, 40%)가 뒤를 따랐다. ‘개선’ 의견은 1명(2.5%)뿐이었다. 한·일 관계는 50%가 ‘약화’를, 한·미·일 관계는 62.5%인 25명이 ‘약화’를 예상했다. 한·중 관계는 ‘유지’(18명, 45%)가 절반에 가까웠고, ‘개선’(15명, 37.5%) 예상이 ‘약화’(6명, 15%)를 크게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중 관계는 “북·미 대화·협상이 재개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면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북·러 관계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관계 개선을 시도한다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이관세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남북이 함께하고 주변국들의 안보 이익에도 기여하는 동시에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 확보와 정세 변화에 현실적으로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외교안보 패러다임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극동문제연구소가 지난달 10~20일 사이에 주관식과 객관식이 섞인 심층조사지를 온라인으로 전문가들한테 보내고 되받아 그 결과를 종합·분석한 것이다. 조사에는 신봉길 한국외교협회장, 남성욱 고려대 교수,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북한대학원대학교의 양무진 총장과 구갑우 교수 등 진보·중도·보수 성향의 전문가들이 두루 참여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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