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렇게 따뜻한데 안 올 이유 없지"…'최강한파'도 잊은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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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한영육 씨(75·여)는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하고는 탁구 라켓을 잡았다.
영하 12도, 칼바람 부는 날씨였지만, 뉴스1이 4일 찾은 '성북노인종합복지관'은 북적였다.
음 씨는 "탁구대가 모자라서 아우성"이라며 "더울 때 시원하고, 오늘같이 추울 때 따뜻하니 여름이나 겨울에 더 많이 와. 하루에 총 70명 정도 오는데 비좁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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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도 않고 겨울에도 운동할 수 있어"…한파에도 북적이는 복지관
"겨울에 이렇게 따뜻하니까 안 올 이유가 없지"
서울시 성북구 종암동의 5층짜리 복지관 건물에는 매일 500~600명의 어르신 회원이 방문한다. 식당이나 카페 같은 편의시설부터 바둑 등을 즐길 수 있는 취미 공간과 운동 및 의료시설까지 '없는 게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건물 1층 정문에서는 파란 털모자를 쓴 한 회원이 연신 "아이고 추워라"라며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영하 12도, 칼바람 부는 날씨였지만, 뉴스1이 4일 찾은 '성북노인종합복지관'은 북적였다. 저마다 목도리, 장갑, 털모자로 멋을 낸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오전 11시쯤 복지관 3층 소강당에서는 건강체조 수업이 한창이었다. 30명의 회원이 가수 거북이의 '빙고' 노래에 맞춰 머리 위로 손뼉을 치거나 팔짱을 끼고 돌기도 했다. 두 명씩 짝을 맞춰 턴 동작을 하며 웃는 표정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환했다.
건강체조 수업은 오늘 처음 듣는다는 임 모 씨(76·여)는 "겨울에는 추워서 밖에 안 나오게 되는데 여기 오면 운동하게 되니 나온다"며 "셔틀버스가 있어서 올 때 춥지 않게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경직 씨(75·남)도 "요새 노인들 고독사도 많다고 하는데 여기 있으면 같은 나이대끼리 대화도 하니 외롭지도 않고 컴퓨터 교육도 받을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말을 보탰다.
프로그램은 추첨을 통해서 들을 수 있지만 경쟁률이 높아 당첨되기 쉽지 않다. 이 씨는 "이번에는 교육 프로그램이 당첨되지 않아 매일 오던 걸 일주일에 3일만 오게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늘같이 추울 때 더 많이 와"…'최강한파'에도 활기 가득한 복지관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4층의 탁구장이다. 20평 남짓한 공간에 놓인 탁구대는 총 4개. 한껏 집중한 표정으로 탁구를 치는 어르신들 옆에는 15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탁구장 한편에서 회원들을 바라보던 음창세 씨(87·남)는 자신을 '탁구실장'이라고 소개했다.
음 씨는 "탁구대가 모자라서 아우성"이라며 "더울 때 시원하고, 오늘같이 추울 때 따뜻하니 여름이나 겨울에 더 많이 와. 하루에 총 70명 정도 오는데 비좁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탁구실'의 인기를 자랑했다. "식당 봉사하는 분들도 탁구 치는 사람들이 많이 한다. 움직이는 만큼 젊게 산다"는 게 음 씨의 설명이다.
12시가 되자 지하 1층의 식당도 붐볐다. 한 복지관 회원에게 식사는 잘하셨냐고 묻자 "너무 맛있게 잘 먹었지"라고 답하고는 다른 회원들과의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최윤석 성북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4000원짜리 점심 식사치고 퀄리티가 좋아 점심만 먹으러 오는 분들도 많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최강한파'에도 불구하고 오전 내내 복지관은 활기로 가득했다. 어르신 회원들은 마주치면 서로의 안부를 묻고, 복지사들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5층 헬스장에서는 밝게 웃으며 기자의 입에 유과를 넣어주는 회원도 있었다.
2층으로 내려가 마주한 게시판에는 '선배 시민 선언문'이 붙어 있었다. 그중 '우리는 선배이다. 후배 시민과 소통하고 그들을 돌보는 선배다'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입 안에 남은 유과의 단맛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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