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현장]24시간 돌아가는 중부권 의료 거점…“외상 사망률 0%에 도전”
국내서 세 번째로 개원한 권역외상센터
외과-응급의학과-신경외과 등 전담팀 구축
예방 가능 사망률, 선진국보다 낮은 5% 이하
의료용 풍선으로 출혈 막는 ‘레보아’ 도입
대량 출혈 산모 소생하는 등 치료 활성화

지난달 15일 만난 장성욱 단국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충남권역외상센터장)는 최근 의료계가 힘든 상황에서도 중증외상 환자들을 돌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단국대병원은 중부권 대표 대학병원으로 천안에 위치하고 있다. 1994년 개원한 뒤 중부권 의료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충남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이다. 암, 심뇌혈관질환, 응급 및 중증 환자 등 고난도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동시에 지역암센터, 권역외상센터, 권역응급의료센터, 닥터헬기 운영 등 공공의료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2011년 도입된 닥터헬기는 현재까지 2000회 정도 출동해 많은 생명을 구했다. 최근엔 초정밀 방사선 암 치료기를 비롯해 국내에 처음 도입된 방사선 뇌수술 장비 ‘ZAP-X’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로봇수술 장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등을 통해 환자 중심 맞춤 치료에도 앞장서고 있다. 장 교수와 함께 단국대병원이 내세우는 권역외상센터 의료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 선진국보다 훨씬 낮아
2014년 11월 국내에서 세 번째로 개원한 단국대병원 충남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 추락 등에 의한 다발성 골절 및 대량 출혈 등이 동반된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한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즉시 초기 처치를 포함한 소생술, 응급시술, 수술 및 중환자 치료 등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시설, 장비 및 인력 등을 갖추고 있다.
장 교수는 “무엇보다 외상 환자의 예방 가능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다른 역할들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구급대원의 현장 처치 교육과 올바른 전 처치 후 환자를 이송하는 시스템 등도 책임을 진다”며 “이뿐만 아니라 중증외상 환자의 유기적인 치료를 위해 병원 간 이송 및 재활 치료까지 외상 전 분야에 걸쳐 행정기관, 소방기관, 지역 거점병원들과 협력하고 있다. 또 지속적인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이나 외상 분야 연구, 외상 통계 및 각종 데이터 관리 감독 등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상센터에 도착하는 환자들은 중중질환이 의심되거나 중증외상 환자가 대부분인데 원인은 교통사고, 추락, 산업재해, 가정 내 사고 등 다양하다. 산업체가 많은 지역적인 특성상 추락사고나 기계 끼임, 절단 등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 환자도 많다. 중증외상 환자가 내원하면 외상 전담 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교수가 외상팀을 구성해 원내 상주하고 중증외상 환자의 치료를 담당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충남권역외상센터는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을 선진국 수준인 10%보다 훨씬 낮은 5% 이내까지 줄였다.
장 교수는 “앞으로 외상 사망률을 더 낮추기 위해서는 충청도의 지역적 특색에 맞춘 외상 전문 시스템뿐만 아니라 지역자치단체 등을 포함한 행정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외상 전담 인력이나 재원 확보 등의 노력과 유기적인 운영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응급진료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혈관중재술 및 수술을 환자가 이동하지 않고 응급실에서 한 번에 할 수 있는 원스톱 진료 시스템인 하이브리드 응급실 시스템을 빨리 도입해 의료의 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싶다”고 했다.
절개 않고 출혈 막는 ‘레보아’ 국내 첫 도입

장 교수는 “최근 혈관 내 치료법이 발전하면서 비압박성 몸통 출혈 환자에게 출혈을 줄이고 환자의 소생을 도와주는 방법으로 레보아가 주목을 받고 있다”며 “레보아는 대량 출혈 환자에게 대퇴동맥을 통해 대동맥 안에 풍선 카테터를 삽입한 뒤 풍선을 확장해 대동맥 내 혈류를 차단하는 시술법으로 기존 방법에 비해 덜 침습적이고 시술이 간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복강이나 골반으로 가는 출혈을 줄이고 나머지 혈액은 대뇌와 심장으로 더 많이 갈 수 있도록 해서 환자가 안정적인 상태에서 응급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2019년 태반 이상으로 응급 분만을 하고 대량 출혈로 140여 개의 수혈이 필요했던 고위험 산모에게 국내에서 처음으로 레보아를 적용해 산모와 아기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가 있었다”고 했다. 단국대병원은 현재 국내에서 레보아 치료를 가장 많이 하고 있으며 레보아 치료 활성화를 위해 학회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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