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 업어 키운 전지희… 삐약이와 고별전 ‘선수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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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선수로서) 나 자신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지난해 이미 은퇴 선언을 한 전지희는 초청 선수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
전지희의 마지막 소속팀인 미래에셋증권의 김택수 총감독(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더 이상 국가대표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기 어렵단 생각에 은퇴를 결심했다. 그동안 전지희가 거둔 성과는 다른 귀화 선수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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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유빈이와 마지막 경기 특별했다” 손 하트
신 “언니는 최고의 파트너… 나를 키워줘 감사”
‘영혼의 단짝’ 아시안게임 金-올림픽 銅 합작, “다른 귀화선수들에 희망”… 中서 제2의 인생
마지막 실점을 한 전지희(33)는 애써 미소 지었다. 한국 국적으로 해온 14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아쉬움과 후련함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라켓을 쥔 채 네트 건너편으로 넘어간 전지희는 방금 전까지 대결했던 ‘삐약이’ 신유빈(21)과 깊은 포옹을 나눴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함께 이뤄낸 ‘영혼의 파트너’와 어깨동무를 하고 머리 위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경기를 ‘단짝’ 신유빈과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신유빈은 15세이던 2019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두 선수는 그해부터 줄곧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한국 여자 탁구의 쌍두마차 역할을 해왔다. 특히 왼손을 쓰는 전지희와 오른손잡이인 신유빈은 여자 복식에서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두 선수는 2023년에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궈냈다. 한국 탁구가 아시안게임에서 21년 만에 따낸 금메달이었다. 두 선수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도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했다. 한국 여자 탁구 16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었다. WTT는 홈페이지에 전지희의 은퇴 소식을 전하며 ‘한 시대의 끝(end of an era)’이라고 표현했다.
고별전 뒤 전지희는 “마지막 경기를 유빈이와 치러 특별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은퇴 행사에서 전지희에게 꽃다발을 선물한 신유빈도 “언니는 내게 최고의 파트너였다. 언니와 함께하며 탁구에 대해 많이 배웠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며 나를 키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중국 허베이성 출신인 전지희는 2007년 중국 청소년 대표로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여자 단식에서 준우승을 한 유망주였다. 하지만 중국 국가대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이듬해 한국 땅을 밟았다. 2011년 한국으로 귀화한 전지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10년 넘게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여자 탁구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2021년 도쿄, 2024년 파리까지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기도 했다. 귀화 선수 출신으로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남긴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남겼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도쿄 올림픽 뒤 은퇴를 고민했던 전지희는 못다 이룬 올림픽 메달의 꿈을 위해 다시 라켓을 쥐었다. 때마침 기량이 급성장한 신유빈과 함께 최근 2년 사이에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올림픽 동메달을 연이어 따낸 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전지희의 마지막 소속팀인 미래에셋증권의 김택수 총감독(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더 이상 국가대표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기 어렵단 생각에 은퇴를 결심했다. 그동안 전지희가 거둔 성과는 다른 귀화 선수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전지희는 중국에서 제2의 인생을 구상할 계획이다. 대한탁구협회는 14일 열리는 시상식을 통해 전지희의 은퇴를 기념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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