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 JSA' 박찬욱 감독 "삼엄한 시국, 두편 말아먹고 절박하게 시작"

조연경 기자 2025. 2. 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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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공동경비구역 JSA' 연출의 시발점을 회상했다.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CJ ENM 30주년 기념 비저너리(Visionary) 선정작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박찬욱 감독)' Homecoming GV에서 박찬욱 감독은 "지금 시대에는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일 수 있지만,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감옥에 잡혀갈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올 법한 소재와 이야기였다"는 말에 "맞다.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각오를 하면서 (제작사) 명필름 분들과 단단히 마음을 먹고 시작했다"고 답했다.

박찬욱 감독은 "근데 싱겁게도 막상 개봉할 때가 되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에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게 됐고, 앞서 했던 걱정은 쓸데없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만들 때 당시만 해도 비장한 각오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작품이 세번째 영화인데 데뷔작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앞의 두 작품이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에 남다른 마음있었을 것 같다"고 하자 박찬욱 감독은 크게 공감하면서 "두 편의 영화가 흥행이 안돼서 이 기회마저 놓치면 '이 작품이 유작이 될 것'이라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 근데 저만 절박했던 건 아니다. 이병헌 씨도 영화하는 족족 흥행에 실패하던 때라"라고 읊조려 좌중을 폭소케 했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감독이 한 편 실패하면 두번째 기회를 얻는 것이 어렵고, 두번째도 실패했는데 세번째 기회를 얻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더군다나 좋은 현장과 배우들을 만나 프로덕션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얻는다는 건 기적같은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JSA'는 저를 살려 준 작품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바로 전에 단편영화를 찍으면서 배우들과 어떻게 소통할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계기가 있었다. 그 때 깨달음을 기초로 해서 이 영화를 만들 때는 더 적극적으로 배우들의 의견도 많이 듣고 대화를 많이 시도하면서 만들었다. 어떤 개안 같은 사건이었기 때문에 이후 제 작품들은 여기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해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 2000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세번째 장편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는 박상연 장편소설 'DMZ'를 원작으로,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사이에 둔 남북의 초소 군인들 사이에 벌어진 비극을 다룬 작품이다. 분단 현실을 인간적인 시선으로 풀어내 남북 관계에 대한 대중 인식 변화에 기여한 것은 물론,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며 오랜 시간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충무로를 넘어 글로벌 거장으로 거듭난 박찬욱 감독과 함께, 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김태우 신하균 등 배우들 역시 25년 째 톱클래스 자리를 지키며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현역으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어느덧 개봉 25주년을 맞은 '공동경비구역 JSA' 명작 이미지에 큰 힘을 더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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