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작별' 김하성 받은 돈 세 배로 돌려줬다… 이러니 샌디에이고가 고마워하지, 김하성도 감사 인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최고 유격수로 명성을 날리던 김하성(30·탬파베이)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여러 구단들이 관심을 보인 가운데, 김하성은 더 좋은 조건이나 비슷한 조건을 제시한 팀들을 뿌리치고 샌디에이고를 택했다. 4년 보장 2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처음에는 중복 투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왜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영입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비웃음까지 나왔다. 이미 내야 주전 구도는 확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김하성이 뛸 수 있는 포지션에 주전 선수들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3루에는 매니 마차도, 유격수에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라는 ‘3억 달러’짜리 선수들이 있었다. 2루에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자리를 잡고 있었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버티고 있었다. 이들이 다치지 않는 이상 김하성의 자리가 마땅치 않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의 이 투자는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계약으로 돌아왔다. 2021년 적응기를 거친 김하성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팀 내야의 주전 선수로 활약하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 기간 김하성이 없는 샌디에이고 내야는 상상할 수 없었다. 유격수, 2루수, 3루수를 오가며 맹활약했고 항상 헌신적인 플레이로 동료들과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홈구장인 펫코파크에서는 “하성~킴”이라는 팬들의 응원소리가 항상 울려 퍼졌다. 기록 이상의 뭔가를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2022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이탈을 훌륭하게 메운 것이 경력 성공의 시발점이었다. 당시 타티스 주니어는 비시즌 동안 부상을 당해 샌디에이고의 속을 터지게 했고, 부상이 회복될 때쯤에는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2022년 한 시즌을 모두 날렸다. 대형 악재였다. 하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기회를 기다린 김하성이 유격수 자리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서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공격이야 타티스 주니어가 위였지만, 수비에서는 오히려 김하성이 더 좋은 활약을 했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구단이 2억8000만 달러를 들여 올스타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영입하자 김하성은 2루로 자리를 옮겨 대활약했다. 보가츠는 평생 유격수였고, 이에 2루로 가는 것을 망설였다. 김하성은 그런 게 없었다. 오히려 수비 부담이 줄어들며 공격에서도 경력 최고치를 남겼고, 2023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하며 경력의 정점을 찍었다.
2024년에는 다시 보가츠와 자리를 바꿔 유격수로 돌아간 김하성은 2023년에 비해 성적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팀 유격수 자리를 잘 지키며 공헌했다. 그런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의 4년간 540경기에 나가 타율 0.242, 출루율 0.326, 장타율 0.380, 47홈런, 200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이 기간 리그 평균 수준의 득점 생산력을 기록했고, 수비는 말할 것도 없이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DRS 수치를 따질 때, 최근 3년간 김하성보다 더 나은 수치를 기록한 메이저리그 내야수는 단 4명에 불과했다.
그런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의 4년간 10.9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록했다. 공격에서도 플러스 성적을 냈고 수비에서 이 수치를 확 끌어올렸다. 주루도 훌륭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이 기간 김하성은 총 8730만 달러 어치의 가치를 팀에 제공했다. 샌디에이고 역사에 길이 남을 남는 장사였다.
2021년은 300만 달러로 오히려 연봉 대비(연 평균 700만 달러) 손해를 봤지만, 2022년은 2920만 달러를 기록했다. 4년 2800만 달러의 계약을 한 방에 회수한 것이다. 2023년은 3390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고, 2024년에도 2120만 달러로 큰 가치를 했다. 투자 대비 약 3.12배를 회수한 셈인데, 샌디에이고 역사상 이런 계약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고액 연봉자들이 자신의 몫을 잘 해내지 못하는 최근 샌디에이고의 흐름에서 김하성의 활약은 더 돋보이는 측면이 있었다. 팬들이 그를 사랑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최근 들어 구단의 재정적 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든든하게 팀을 밀어주던 피터 세이들러 구단주가 지난해 사망했고, 설상가상으로 중계권사인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이 파산하며 현금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꽉 막혔다. 한때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 연봉을 지불하던 팀인 샌디에이고는 현재 2년 연속 연봉 다이어트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 고통스러운 과정에서 김하성에게 줄 만한 돈이 없었다. 그렇게 4년간 이어졌던 동행은, 김하성이 1월 30일(한국시간)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마무리를 지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애틋한 심정은 여전히 남아있다. 샌디에이고의 동료들과 구단은 김하성을 사랑했고, 이는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계약하며 공식적으로 샌디에이고와 갈라지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에서 특집 기사를 실을 정도였다. MLB.com의 샌디에이고 담당기자 AJ 카사벨은 “난 항상 김하성과 함께한 특별한 순간을 떠올릴 것이다. 2021년 코로나 사태 이후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선 세 차례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는데, 그 중 하나는 경기장을 가득 채운 최초의 '"하성-김" 구호였다”고 추억하면서 “4월말 탬파베이가 샌디에이고 원정을 떠나면,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팬들에게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동료들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난 2일 구단의 팬페스트 당시 이 질문을 받은 매니 마차도는 “실망스럽다”라는 말로 주릭슨 프로파, 김하성의 이적을 아쉬워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그들과 함께 뛰었던 시간을 기억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샌디에이고 구단도 4일(한국시간) 구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하성에 대한 작별 인사를 올렸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활약상이 담긴 모습에 “감사합니다. 김하성”이라고 올려 팬들의 뭉클함을 자아냈다. 떠나는 김하성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던 것 같다. 김하성 또한 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탬파베이와 입단식 및 기자회견을 마친 뒤 SNS에 샌디에이고에 대한 감사 편지를 적었다.
김하성은 4일 인스타그램에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사진, 골드글러브 트로피와 함께한 기념사진, 그리고 펫코파크에서 홈 팬들이 "하성 킴!" 구호를 외치는 영상을 올리며 샌디에이고와 추억을 기억했다. 이어 “샌디에이고에서의 4년이란 시간은 제 야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순간들이었습니다. 처음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날부터, 매 경기 샌디에이고 팬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뛸 수 있었던 것은 제게 큰 영광이었습니다”면서 “저와 함께 했던 모든 동료 선수들, 코칭스태프, 프런트 직원, 그리고 파드리스 팬들은 저에게 가족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샌디에이고에서 함께했던 시간과 추억을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제 서로는 각자의 갈 길을 간다. 샌디에이고는 보가츠를 다시 유격수로 옮기고, 크로넨워스를 2루에 둔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탬파베이는 김하성의 영입을 크게 환영하며 복귀를 고대하고 있다.
에릭 니엔더 탬파베이 야구단 사장은 4일(한국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김하성은 엄청나게 재능 있는 선수다. 우리 팀은 김하성에게 일찍부터 관심을 보였다. 재활과 회복을 거쳐 우리 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확신한 끝에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면서 “몇 년 동안 샌디에이고서 뛰는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엄청나게 재능 있는 선수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팀 승리에 도움을 주는 선수를 데려와서 자부심을 느낀다. 비록 개막전은 함께하지 못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하성 또한 “검사(결과)도 그렇고 팔 상태도 그렇고 너무 좋다고 한다. 순조롭게 재활 일정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계속 구단과 대화를 하면서 준비하고 있고, 4월말에서 5월초에는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대한 일찍 복귀해서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탬파베이, 그리고 그라운드와 만나는 날을 그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준엽과 결혼 3년만에…"서희원, 日 여행 중 독감으로 사망" 충격 - SPOTV NEWS
- 구준엽♥서희원, 하늘도 무심하시지 '비통' "화장실도 안아서 데려가…행복할 시간도 부족해" -
- 고은아, 안면부상 후 근황 "많이 나아져…걱정 감사" - SPOTV NEWS
- 포켓돌 측 "제이민, BAE173 활동중단 선언…멤버들도 배신감 느껴"[공식입장] - SPOTV NEWS
- '한가인도 감탄한 미모' 아이브 장원영, 말문 막히는 美친 비주얼 - SPOTV NEWS
- '구준엽♥'서희원 사망…23년 만의 결혼, 3년 만에 생이별 '충격'[종합] - SPOTV NEWS
- 바다, '불화설' 슈 의식했나…SES 완전체 한복사진에 "당신이 일어'설날'" - SPOTV NEWS
- 김나영,♥마이큐+두 아들과 명절에 상하이 여행 '이 정도면 한 가족' - SPOTV NEWS
- 유태오 "과거 예능에서 상처받아…♥아내가 '이건 해'라고"[MBC연기대상] - SPOTV NEWS
- 故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실명·얼굴 박제 'SNS 비난 폭주' 파장 폭발[이슈S] - SPOTV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