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전력반도체 기회발전특구 부산지정의 의미

최윤화 제엠제코 대표이사 2025. 2. 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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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반도체 98%이상 수입, 보조금으로 실증테스트 땐 기술·소재 경쟁력 확보 가능
생태계 만들 市 전략 절실
최윤화 제엠제코 대표이사

2023년 7월 부산 동남권 의과학일반산업단지가 전력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된 이래 지난해 12월에 또다시 전력반도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다. 이는 명실공히 부산이 국내에서는 전력반도체의 메카임을 상기시키는 성과다. 전력반도체는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전압과 전류를 제어하는 반도체다.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전력반도체가 없으면 220V의 실내 전기를 노트북에 연결할 수 없고,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을 가동할 수 없다. 전기자동차는 물론 태양광이나 풍력발전도 할 수 없다. 즉 전력반도체는 미래의 모빌리티 전동화와 자율화, 그리고 인공지능과 로봇 시장의 핵심 부품 중에 하나가 된 것이다.

한국은 전력반도체 수입국이다. 전력반도체 업체를 운영하고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가 여러 자료를 기초로 보면 98% 이상의 전력반도체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력반도체를 만드는 소재나 장비 또한 국산화가 제대로 안돼 있어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전력반도체를 만드는 소재와 장비의 국산화율이 한국을 훨씬 앞서고 있고 전력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재와 장비도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할 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을 전력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한 이유는 선진국(미국 유럽 특히 독일 일본 중국 대만)에 뒤처진 전력반도체 기술을 끌어올려 생산 및 판매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려면 전력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소재 부품 장비 회사들을 부산 소부장 특화단지 안에 집적해야 한다. 정부와 부산시는 일정금액의 연구개발(R&D) 보조금을 앵커기업에 지원하고 있고 이러한 지원을 받는 앵커기업은 R&D 과제를 수행하며 기술력을 높여가고 있다.

소부장 특화단지에 지원된 R&D 보조금이 전력반도체 소부장을 담당하는 앵커기업과 참여기업들에 지원됐다면 기회발전특구에 지원할 R&D 보조금은 최종 고객사를 부산으로 이전시키고, 비용 때문에 실증테스트를 꺼리는 최종 고객사를 지원하는 게 맞다고 본다. 대부분의 최종고객사는 비용이 많이 드는 실증테스트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국산 전력반도체가 수입산을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되면 부산에 둥지를 튼 전력반도체 업체들은 시장진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부산의 전력반도체 기회발전특구 전략화’라고 부르고 싶다.

여러 뉴스매체에서 중국산 전기차가 한국에 들어오고 있고 중국 유명전기 브랜드가 TV에서 광고하는 것을 본다. 해당 전기차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전력반도체를 사용한다. 일본 전기차도 80% 이상 일본의 전력반도체를, 독일 전기차도 독일산 전력반도체를 탑재한다. 하지만 국산 전기차는 100% 수입산 전력반도체만 사용한다. 다른 전자제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규제를 함으로써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최대한 끌어 올리고 있다. 언젠가는 중국이 반도체의 소부장과 관련해서는 중앙정부의 도움을 받아 많은 부분이 내재화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도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중앙정부가 나서서 내재화를 위한 여러가지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부산시라도 정책안을 내놔야 한다.

몇 주 전 방위사업 관계자들과 미팅을 했다. 많이 알고 있듯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 러시아는 반도체가 부족해 군사무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한국의 군수 무기에는 거의 수입산 전력반도체가 사용된다. 만약 전력반도체의 수입이 안 되거나 해외제조사에서 단종이 되면 군수무기를 사용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것이 미팅의 주요 골자였다. 전력반도체를 만드는 회사의 대표로서 좋은 기회가 생기는 것은 기쁜 반면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국산화에 시선을 돌리는 현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한국의 반도체 전략은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중앙정부의 반도체 전략과는 달리 부산시는 부산시만의 반도체 전략이 있어야 한다. 메모리반도체나 파운더리반도체와 전력반도체는 반도체 구조나 최종 고객사와의 관계성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전력반도체의 생태계를 부산에서 살릴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야 하고 관련 기업들은 이러한 전략을 토대로 해외 선진 전력반도체 회사를 이길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필자가 제안한 ‘부산의 전력반도체 기회발전특구 전략화’가 부산에서 시작하는 전력반도체 내재화의 마중물이 되어 부산의 많은 전력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좀더 빠르게, 그리고 좀더 넓게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부산시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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