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세탁기, 단돈 3만5천원!" 불경기에 인천도 리퍼·중고 열풍 [현장, 그곳&]

김샛별 기자 2025. 2. 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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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3시30분께 인천 중구 만물도깨비경매장.

사회자가 단순 환불로 사실상 새 제품인 리퍼비시(리퍼) 미니세탁기를 헐값에 경매에 부치자 20여명이 현금을 쥔 손을 높이 든다.

이날 리퍼 및 중고 제품 등을 파는 이 경매장은 평일인데도 60여명의 시민이 찾아 각종 물품을 경쟁적으로 구매하는 열기로 뜨겁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께 부평구 272만물상 리퍼브매장도 평일 이른 시간에 손님 40여명이 인터넷 가격과 비교하며 리퍼 및 중고 제품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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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경기 악화로 리퍼 및 중고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지고 있는 가운데 4일 인천 중구 만물 도깨비경매장에서 경매사가 2만원 가량의 의류를 3천원에 경매를 하고 있다. 조병석기자


“20만원 넘는 미니세탁기, 단돈 3만5천원에 가져가세요!”

4일 오후 3시30분께 인천 중구 만물도깨비경매장. 사회자가 단순 환불로 사실상 새 제품인 리퍼비시(리퍼) 미니세탁기를 헐값에 경매에 부치자 20여명이 현금을 쥔 손을 높이 든다. 사회자가 가장 손을 빨리 든 3명에게 미니세탁기를 넘기자, 주변에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곧바로 1개 당 2만원짜리 여성 내의는 4천원에 매물로 나왔고, 여러 명이 재빨리 손을 들어 낙찰받는다. 이어 냉동 치킨, 찹쌀떡, 소금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쉴 새 없이 팔려나간다.

이날 리퍼 및 중고 제품 등을 파는 이 경매장은 평일인데도 60여명의 시민이 찾아 각종 물품을 경쟁적으로 구매하는 열기로 뜨겁다. 고재선 만물도깨비경매장 대표(64)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올해 들어 손님이 많이 늘어 1일 1천400여명에 육박한다”며 “덩달아 매출도 30%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에는 아침부터 손님이 몰려 빈 의자가 없는 것은 물론, 뒤쪽 빈 공간까지 가득 찬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께 부평구 272만물상 리퍼브매장도 평일 이른 시간에 손님 40여명이 인터넷 가격과 비교하며 리퍼 및 중고 제품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다. 마음에 든 물건에 혹시라도 하자가 있을까 상품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살펴본다. 이곳에서는 가전과 의류, 식품 등 1천여개에 이르는 물건을 판매한다. 시중 가격보다 식료품은 15%, 가전은 30% 이상 싸다.

이날 이 곳에서 만난 A씨(77)는 “물가가 너무 올라 간단한 생활용품이나 식재료 가격 부담이 큰데, 여기는 싸면서도 제품엔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자주 온다”고 말했다.

4일 인천 부평구 갈산동 272만물상에 30% 이상 할인하는 리퍼 이불 제품이 놓여있다. 김샛별기자


인천의 리퍼 및 중고 제품 판매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와 경기 악화 탓에 시민들이 싸면서도 좋은 소위 ‘가성비’ 제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서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이후부터 경기 악화로 인해 이 같은 리퍼 및 중고 제품 판매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매장은 물론 어썸마켓 홈플러스, 두원리퍼브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 안까지 전용 중고매장이 들어서고 있다. 이곳에서는 식품, 생활용품, 스포츠·캠핑 물품 등을 최대 70%까지 할인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나빠지면서, 인천 곳곳에 리퍼 및 중고 판매장이 들어서고 있다”며 “올해도 경기가 나빠 더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태림 인천경제연구원 센터장은 “가계의 경제 여건이 나빠지면서 소비자들이 신제품 소비를 줄이고 리퍼·중고 매장으로 옮겨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전망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리퍼·중고 매장 인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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