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뉴비도 현재 '메이플스토리'에 적응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게임을 즐기는 취향이 다르다. 특히 RPG는 정말 다양한 영역으로 나뉜다. 먼저 캐릭터 육성에서 차이가 난다. 누군가는 하나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키우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여러 캐릭터를 육성하는 과정을 즐긴다.
기자는 하나의 캐릭터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서브 캐릭터를 여러 개 육성하는 게임의 경우 시스템적으로 플레이에 따라 누적되는 피로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수의 캐릭터 육성을 요구하는 K-RPG는 질색이다. 특히 넥슨 '메이플스토리'는 유니온 시스템의 악명으로 입문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편견이었다. 아니 "환경이 달라졌다는 말이 맞다.
지난해 메이플스토리 겨울 업데이트 기념 이벤트로 '챌린저스 월드'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챌린저스 월드 공지를 보면서 "이거 괜찮겠는데"라고 느꼈다. 특히 캐릭터 레벨을 즉시 200으로 올려주는 '궁극의 유니온 성장의 비약'이라는 보상부터 마음에 들었다. 해당 보상으로 허들이었던 유니온이 꽤나 수월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참고로 기자는 메이플스토리를 전혀 해본 적 없다. 다른 RPG 대비 알아야 할 것이 많다는 말을 듣고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하지만 첫 캐릭터 육성을 시작하고 7주가 지난 현재 기자는 메이플스토리 뉴비 통곡의 벽인 '하드 스우'까지 솔로 플레이로 격파했다. 당연히 과금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이렇게 즐길 수 있는 이유는 챌린저스 월드의 훌륭한 설계 덕분이다. 체계적인 보상과 각종 코인샵 이벤트 그리고 여유가 될 때마다 PC방 혜택까지 받으니 육성 속도가 상상을 초월했다. 255레벨까지는 오로지 일일 퀘스트로만 육성했다. 이제는 사냥에도 흥미를 느껴 1시간 이상씩 꾸준하게 사냥을 하고 있다.
현재 챌린저스 월드 점수는 1만 5000점이다. 최종적인 목표는 3만점이다. 현재 육성 템포로 계산한다면 챌린저스 서버 종료일 전까지는 275레벨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엔드 콘텐츠를 정복하려면 한참 멀었지만 성공적인 적응기였다. 메이플스토리의 재미를 깨달았고, 새로운 목표도 생겼으니까. '메이플스토리는 입문하기 어려운 게임'이라는 말은 정말 편견이었는데 아무 기반도 존재하지 않았던 기자가 어떻게 메이플스토리에 스며들게 됐는지 후기를 남겨 보겠다.
■ 1등 공신은 아이템 버닝과 하이퍼 버닝 세트


메이플스토리를 할 때 가장 막막한 요소는 단연코 아이템이다. 기본적인 세팅이 갖춰지지 않으면 일일퀘스트조차 수행하기 힘들다. 사냥같은 반복 작업은 흔히들 말하는 '원킬'이 나지 않으면 매우 힘들어진다. 만약 3, 4대 컷까지 간다면 장담하건대 유저 10명 중 9명은 포기한다고 본다.
그런데 새로 시작하는 뉴비들은 아이템을 어떻게 세팅해야 할지, 어떤 식으로 스펙업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하물며 뉴비들은 기초적인 아이템을 세팅할 메소조차 없을 확률이 높다. 사냥이나 보스를 처치하려면 아이템이 필요하고, 아이템을 사려면 메소가 필요한데, 메소를 벌려면 사냥이나 보스 콘텐츠를 해야 한다. 이로 인해 대부분 유저들에게 메이플스토리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박혔다.
솔직히 이번에 찍먹해보기 전에는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아이템 버닝은 매우 훌륭한 시스템이었다. 단계별로 목표를 제시함과 동시에 명확한 스펙업이 따라오니 게임을 즐겁게 즐길 수 있었다. 기간제라는 점이 매우 아쉬웠지만 게임을 꾸준히 한다면 아이템 버닝이 끝나기 전 대체 아이템을 세팅할 메소는 충분히 갖춰진다.
여기에 하이퍼 버닝으로 인해 260레벨까지 1+4 레벨이 상승하니 즉시 다음 지역으로 넘어갈 수 있어 콘텐츠들 체감이 매우 좋았다. 앞서 말했듯 255레벨까지는 오로지 일일 퀘스트로만 육성했다. 사냥을 매우 싫어해 이벤트 경험치 3배 쿠폰도 수령조차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3주라는 시간 만에 255레벨이 달성된 것이다.

6차전직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사냥을 곁들이니 3일에 1번 정도 레벨 업을 할 정도로 템포가 빨라졌다. 사냥 외 콘텐츠로 경험치를 대량으로 수급할 수 있지만 역시 사냥 유무는 레벨업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솔 에르다 조각'과 같은 성장 재화도 획득할 수 있으니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이라도 사냥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매우 유리하다.
이쯤 되니 아이템 버닝과 하이퍼 버닝으로 아이템과 레벨이 충족되니 자연스럽게 게임을 할 동기가 생겼다. 느리지만 착실히 스펙업을 이어 가니 성장 체감이 뚜렷하게 보였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아이템 버닝이 하나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새벽별 연회 만찬' 이벤트 출석 체크를 놓치지 않았기에 이번 주에 '하이퍼 버닝 부스터'를 하나 더 수령할 수 있다. 해당 캐릭터는 아이템 버닝 없이 직접 아이템 세팅을 하고 키워야 한다. 아직 메인 캐릭터도 성장을 하는 중인데 부캐릭터 아이템 세팅에 메소를 쓰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역설적이게도 아이템 버닝으로 제공하는 도전자 장비 세트가 너무 좋았기에 생기는 역체감이기도 하다. 지금껏 성장이 막히는 일 없이 사냥터에서 쾌적하게 진행하다가 갑자기 그만한 장비를 직접 구비하려니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챌린저스 월드는 아이템 시세가 너무 비싸 부담스럽고 본서버로 가려니 유니온 600이라는 비루한 내실이 발목을 잡았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아이템 버닝을 2개 줘서 하이퍼 버닝에 한해서는 깔끔한 육성 경험을 주는 편이 어떨까 싶었다.
■ 명확한 목표를 주는 이벤트, 육성에도 큰 도움을 줬다


이번에 진행하는 이벤트에서는 '챌린저스 코인'과 '새벽별 기념 주화', '기념 뱃지'를 사용하는 3가지 코인샵이 존재한다. 챌린저스 월드 이벤트는 보스들과 레벨에 직관적인 목표를 설정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했다. 코인샵 품목도 가벼운 아이템들을 직접 만들거나 육성에 큰 도움을 주는 요소가 많았다.
새벽별 기념 주화와 기념 뱃지 상점도 마찬가지다. 잠재능력 부여 주문서를 비롯해 큐브, 각종 주문서들을 판매하니 아이템들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놀긍 떡작'이라는 강화 방법을 사용했는데 3번 부여하는 동안 공격력이 1 상승했다. 결과물은 씁쓸했지만 아이템 제작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다.
기념 뱃지 교환소는 상위 보스를 잡을수록 더 많은 재화를 주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스펙업을 할 동기를 만들어주고 챌린저스 월드인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같은 목표를 공유하게 만들었다. 상당히 영리하게 이벤트를 설계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이벤트들은 기자와 같은 신규 유저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유입 타이밍이었다. 말 그대로 아이템들을 뿌리는 이벤트 코인샵, 챌린저스 월드 내 강력한 혜택 등을 통해 육성 과정이 정말 쾌적했다. 이벤트가 끝났을 때 드는 역체감이 두려울 정도다.
■ 게임 내 존재하는 보스들을 통한 다양한 전투 경험


메이플스토리 보스들은 본격적으로 한 유저와 경험하지 않은 유저 간 체감하는 차이가 크다. 게임을 하지 않거나 과거 메이플스토리 시절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파워 엘릭서'라는 체력을 모두 채워주는 물약으로 인해 "파엘만 먹으면 보스 깨는데 긴장감이 있긴 해?"라는 질문을 하고는 한다.
솔직히 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체력과 마나를 모두 채워주는 파워 엘릭서를 연타하기만 해도 이론상 죽을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보스전은 달랐다. 물약 사용에 쿨타임이 존재하며 패턴을 파훼하지 못하면 즉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보스들마다 각양각색 패턴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메이플스토리 보스전 진가가 드러났다. 직업마다 가진 유틸리티와 딜타임을 잘 설정해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가 있다. 흔히들 말하는 '딜찍'도 가능하다. 기자는 거의 대부분 보스들을 솔로 플레이 가능 스펙에 맞춰서 도전했다. 중반부 보스들은 대부분 공략 시간이 30분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대부분 첫 시도 기준 20~25분을 소요하면 처치할 수 있었다.
보스들은 각각 특색에 맞는 패턴들을 선보였기에 공략하는 재미가 있었다. 아쉬운 점을 몇 개 꼽자면 외부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으면 보스 도전 적정 스펙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흔히들 말하는 '헥사 환산'이라는 지표인데 인게임 내에서는 '전투력'만으로 표시한다. 그래서 대부분 보스를 도전하기 전에는 해당 사이트나 다른 공략글을 보고 진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 번째로는 패턴 가시성 문제다. 메이플스토리 보스전은 대부분 '맞아도 되는 패턴'과 '맞으면 절대 안 되는 패턴'으로 나뉜다. 그런데 이 맞아도 되는 패턴들이 가시성이 너무 떨어진다. '스우'와 같은 보스는 맵에서 사용하는 패턴을 본체에게 타격시켜 게이지를 감소시켜야 하는 기믹이 있다.
그런데 말 그대로 패턴들이 맵에서 쏟아지는데 보스 본체도 패턴을 같이 사용하니 가시성이 너무나 떨어졌다. 가끔은 데스 카운트를 소모해도 왜 죽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리마스터를 진행한 보스가 이 정도라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데미안'은 정말 불쾌한 경험이었다. 기자가 키우는 직업이 '윈드브레이커'라 보스전에서 매우 유리한 상성이지만 시도 때도 없이 사라지는 보스, 맵을 계속해서 돌아다니는 칼, 후반부 초월석 패턴까지 말 그대로 유저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요소가 가득했다. 솔직히 결정석만 아니었으면 굳이 돌 이유가 없는 보스다.
여러 문제점이 있기는 해도 보스들을 잡는 과정은 즐거웠다. 캐릭터 스펙이 올라갔다는 것을 가장 체감할 수 있기도 하며 새로운 적들을 공략하는 재미는 RPG에서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처치한 보스 목록들을 보면 괜스레 뿌듯해지기도 했다.
■ 메이플에 푹 빠지는 계기를 선사한 챌린저스 월드

과거 메이플스토리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고 유저들 신뢰가 크게 떨어졌던 시기가 있었다. 그로 인해 게임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좋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이벤트 시즌에 "찍먹만 해볼까?"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PC방 혜택까지 열심히 받아 가면서 캐릭터를 육성하고 있었다. 이전에 비해서는 편의성이 개선된 부분들도 많고 육성 과정도 매우 편안해졌다. 메생 처음으로 6차 스킬을 사용해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지금까지 챌린저스 월드에서 육성한 후기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정말 만족스러웠다"라고 말할 수 있다. 확실한 이벤트 보상, 자연스러운 게임 구조 파악, 플레이를 지속할 수 있는 명확한 동기 제공 등 '이상적인 이벤트'를 잘 설계했다.
현재까지는 PC방을 제외하면 과금도 일절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2달 만에 하드 스우까지 클리어하고 270레벨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기반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음에도 꾸준히만 한다면 천천히 강해질 수 있다.
물론 현재 스펙이 객관적으로 강력한 편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계속 성장해나가는 재미가 있다. 이번 챌린저스 월드 육성은 기자가 가진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편견을 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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