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받는 美배당, 세금 환급 사라져…'절세 미당족' 대혼란
ISA·연금계좌로 투자한 해외펀드
과세이연·저율과세 혜택 중단
ISA 비과세 200만원도 사라져
노후 '연금부자' 꿈꿨는데…
몇년간 월배당 상품 대유행
美 배당성장ETF만 5조6000억
"투자 매력없다" 수요 급감 전망
기재부 "先환급 後징수 혜택 과도
모든 펀드에 새 과세방법 적용"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성훈 씨(30)는 매달 월급이 들어오면 꼬박꼬박 미국 배당성장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미당족’(미국 배당족)이다. 연금저축 계좌에서 투자하기 때문에 배당소득세 걱정 없이 월급처럼 나오는 배당금을 재투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김씨처럼 절세 계좌를 통해 해외 배당형 상품에 투자하는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절세 혜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4년 전 외국납부세액 공제 개편이 발단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모든 해외투자형 펀드의 외국납부세액 공제 조치가 개시됐다.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단계에서 이중과세를 막기 위해서다. 종전까지는 자산운용사들이 외국에서 현지 세율에 따라 배당금을 받아오면 한국 국세청이 납부한 세액만큼 선환급해 줬다. 이중과세 정산 시점이 투자자 배당금 지급 단계로 바뀐 게 세제 개편의 핵심이다.
일반 계좌에서는 투자자가 배당금을 받을 때 현지에서 세금을 뗀 금액이 감안돼 자동으로 원천징수되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다. 미국은 배당소득세(15%)가 한국(14%, 지방소득세 제외)보다 높기 때문에 더 내는 세금도 없다. 중국 과세당국은 배당소득세 10%를 부과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4.4%(지방소득세 포함)가 국내에서 추가로 원천징수된다.
문제는 절세 계좌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연금저축펀드 등에서 해외 펀드에 투자했을 때다. 자산운용사는 기존과 달리 국세청 선환급액이 없기 때문에 현지에서 세금을 떼고 남은 배당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 배당금에 한해 ISA(9.9%), 연금계좌(3.3~5.5%)의 저율 과세는 물론 과세이연 혜택도 사라지는 셈이다. ISA의 비과세 한도 200만~400만원도 적용받을 수 없다.
정부는 제도 정비 과정에서 과도한 혜택을 폐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해외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다”면서도 “이전까지 외국에 낸 세금을 국가가 선환급해 보전한 게 과도한 혜택이었기 때문에 바로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SA나 연금계좌 만기 때 이미 낸 현지 납부세액(미국은 15%)이 해당 계좌 세율보다 높으면 추가로 세금을 물리지 않아 이중과세를 방지하겠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배당 재투자 금액 등에서 기납부세액을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려워 이중과세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외 직접투자로 대탈출하나
‘연금개미’ 등 절세 계좌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절세 계좌에서 해외 투자형 펀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서다. 미래에셋증권 연금 계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해외 투자형 펀드 비중은 73%에 달했다. 중개형 ISA에서도 해외 투자 ETF 비중은 31.17%였다. 1년 새 8배 가까이 급증했다.
다만 이번 개편에도 절세 계좌 내 해외 펀드 배당금 분리과세는 종전대로 적용돼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 과세하지 않는다. 해외 펀드 매매차익에 대한 소득세(15.4%)에도 저율 과세와 과세이연 혜택이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금 계좌는 장기 복리 투자하는 게 기본이기 때문에 작은 수익률 차이가 추후 큰 차이로 이어진다”며 “국가가 국민의 노후 보장을 위해 추가로 지원해줘도 모자랄 판에 있던 혜택을 뺏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자산운용업계는 해외 직접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국내 ETF가 급성장한 것도 세제 혜택이 있는 절세 계좌를 통해 미국 월배당 ETF에 투자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란 것이다. 국내 연금투자자에게 인기 있는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12개의 순자산 총액은 5조5814억원에 달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절세 계좌에 오랜 기간 돈이 묶이는 데 비해 혜택이 적다면 직접투자 수요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맹진규/나수지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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