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근로시간 위반으로 벌금…“불법을 경쟁력으로 포장 말아야”

김지환 기자 2025. 2. 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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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특별법 정책 토론회 중 발언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수차례 노동시간 규제 위반으로 벌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법을 어기면서까지 장시간 노동을 하는 TSMC 사례를 반도체 특별법이 필요한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과 재계는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를 주 52시간 상한 규제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담은 반도체 특별법을 추진 중이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TSMC의 2019~2023년 연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대만 정부는 5년간 28건의 근로기준법 위반에 따른 벌금을 TSMC에 부과했다”고 밝혔다. 28건 중 26건(92.9%)이 근로시간 관련 규정 위반이었다.

TSMC가 가장 많이 위반한 근로기준법 조항은 ‘1일 근로시간 상한 12시간’ 위반으로 16건에 달했다. 연장근로 가산수당 위반(7건), 4시간마다 30분 의무휴식 위반(3건) 등이 뒤를 이었다.

대만에는 특정 산업 고소득자에게 근로시간 상한을 적용하지 않는 예외 제도가 없다. 한국처럼 주 40시간이 법정근로시간이며 노사 합의 시 12시간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25일 민주당에 제출한 ‘반도체 특별법 내 근로시간 유연화 관련’ 문건에서 “대만 TSMC의 연구·개발 인력들은 법 기준을 초과해 주 60~70시간 근무가 일반적이나, TSMC의 국가적 중요성 때문에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라고 적었다.

TSMC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는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주재한 반도체 특별법 정책 토론회에서 팩트체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경쟁사의 불법행위를 경쟁력으로 포장해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더 낮춰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도체 기업들은 장시간 노동으로 이공계 인재를 갈아넣겠다는 후진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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