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빙 듀오’ 해산, 이제는 ‘갈빙 듀오’다

김종수 2025. 2. 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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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LA 레이커스와 댈러스 매버릭스 그리고 유타 재즈간에 있었던 삼각 트레이드의 여파가 식지않고 있다. 농구인들은 물론 팬들끼리도 끊임없이 얘기가 나오고있으며 논쟁 또한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트레이드의 핵심인 레이커스와 댈러스 팬들의 온도차는 사뭇 다르다. 레이커스 팬들 같은 경우 '갈매기' 앤서니 데이비스(31‧208cm)를 떠나보내기는 했지만 그 대가가 리그 최고의 젊은 에이스중 한명인 ‘루카매직’ 루카 돈치치(25‧201cm)라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당장 헐거워진 골밑, 비슷한 온볼러 유형 르브론 제임스(40‧206cm)와의 플레이 스타일 중첩 등 풀어야할 과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건강만하다면 팀의 10년을 책임질 확실한 1옵션을 얻었다. 더불어 르브론 은퇴 이후 찾아올 암흑기 걱정까지 덜었다. 당장 만족할만한 성적은 못내더라도 이후 세팅 여부에 따라 꾸준한 강팀으로 거듭날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댈러스는 초상집 분위기다. 팀내 모두를 트레이드 대상으로 올려도 딱 한명 돈치치만큼은 예외일줄 알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구단에서 먼저 돈치치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철저한 비밀 작업 끝에 성사시키고 말았다. 받아온 반대급부도 성에 차지않는다. 20대 중반의 팔팔한 젊은 슈퍼스타를 내보내고 30대 빅맨을 들였다. 팀의 10년 미래를 잃었다는 얘기가 나오고있는 이유다.

포스트 파워 등 전체적인 수비는 강해졌지만

어차피 이제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팬들과 언론의 집중포화에 댈러스 구단은 충분히 검토하고 실속을 따져 진행된 트레이드였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증명해야 한다. 젊은 간판 선수를 포기하면서까지 만들려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방법은 하나다. 지난시즌 댈러스는 돈치치를 중심으로 파이널까지 진출했다. 이제는 돈치치없이 그 이상의 성적(우승) 혹은 그에 준하는 성적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일단 수비는 훨씬 좋아졌다. 돈치치는 공격 생산력은 리그 탑급이지만 수비에서는 계속해서 지적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댈러스가 지난시즌 파이널까지 올라간 배경에는 다수의 롤플레이어들이 수비 등 궂은 일에 집중해준 영향도 크다. 여기에 리그 최고 범위의 수비를 자랑하는 빅맨 데이비스가 추가됐다.


데이비스같은 경우 포스트는 물론 외곽 인근까지 도움 수비를 갈 정도로 풍부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날렵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빠르고 높은 블록슛은 공격수들을 매우 난처하게 만드는 무기다. 특히 센터보다는 파워포워드로 뛸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몸싸움에 약한 성향상 힘좋은 센터와 매치업되면 고전하는 경우가 많지만 4번에서는 그런 부담을 덜고 더 활발하게 플레이하는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댈러스는 몸싸움이 좋은 자원들이 여럿 포진되어 있는지라 데이비스가 4번에서 활약하기 딱 좋은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센터로 뛴다해도 빅맨 파트너들이 몸싸움 등 궂은 일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게 가능하다. 때문에 적어도 레이커스 시절보다는 본인의 플레이를 펼치기가 더 용이하다는 평가다.
 


어빙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졌다

데이비스의 가세로 수비, 포스트는 확실히 더 강해졌다. 문제는 앞선이다. 당연하다. 리그 최고의 핸들러이자 높은 공격 볼륨을 뽑아줄 수 있는 돈치치가 빠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댈러스는 돈치치에 더해 1옵션같은 2옵션 카이리 어빙(32‧187.2cm)이 뒤를 받쳐준 덕에 앞선 화력에서는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았다. 이른바 ‘돈빙 듀오’로 지난 시즌 플레이에서 펄펄 날았다.


하지만 이제는 가장 확실한 1옵션 돈치치가 없다. 사실 돈치치같은 선수의 위력은 플레이오프에서 더 확실하게 드러난다. 팀마다 전력간 상성이 존재한다. 팀 밸런스와 조직력을 앞세워 누를 수 있는 팀이 있고 그게 안통하거나 밀리는 팀이 있다. 그럴 때 승부의 흐름을 바꾸거나 뒤집어버릴 수 있는 변수가 바로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 여부다.


돈치치는 경기 막판 혹은 중요한 승부처에서 상대 수비를 부수고 득점을 올리거나 결정적인 패스를 날려줄 수 있는 타짜다. 이렇게해서 힘든 경기를 뒤집어버린 것이 지난 플레이오프에서만 여러번이다. 예전에는 ‘돈치치 고’만 신경쓰면 됐지만 어빙이 함께 하면서부터 그것도 힘들어졌다.


아쉽게도 이제는 돈빙 듀오는 없다. 돈치치의 빈자리는 누구로도 채울 수 없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어빙의 부담만 부쩍 늘어났다. 이제 어빙이 더 많은 시간 동안 앞선에서 볼륨을 채워주고 승부처에서는 해결사 역할도 해줘야 한다. 물론 방식이 달려졌을 뿐 데이비스 또한 거기에서 한몫해 줄 것이 분명하다. 이른바 ‘갈빙 듀오’의 탄생이다.


어빙은 1옵션같은 2옵션으로서의 가치는 높지만 자신이 주도적으로 1옵션 역할을 했을 때는 결과가 좋지않았다. 물론 지난 시즌을 통해 리더로서나, 플레이어로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다.


만약 1옵션으로서 돈치치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다면 그에 대한 평가는 확 달라질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역할이 가능하다면 어빙 입장에서는 파트너로서 데이비스같은 빅맨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젊은 에이스를 포기한 댈러스로서는 여유가 없다. 갈빙 듀오를 중심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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