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집중투표제 의무화는 日 과오 반복하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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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으로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되면 과거 일본의 시행착오가 재연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오늘(4일) 권용수 건국대학교 교수에게 의뢰한 ‘일본 회사법상 집중투표제 도입 및 폐지에 관한 법리적 검토’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2인 이상 이사 선임시, 1주당 선임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의결권 배분 전략에 따라 소수파 주주들이 지지하는 이사 후보의 이사회 진출이 가능합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간 집중투표제 채택 여부를 주주 선택에 맡겨 왔지만, 최근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된 상태입니다.
앞소 일본에서는 1950년 기업 자금조달의 편익과 경영진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미국식 이사회 제도를 도입하고 이사 권한을 강화하면서 집중투표제도 의무화했습니다. 주총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소수주주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선 집중투표제 청구요건을 1주만으로 청구 가능한 단독주주권으로 규정하고,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집중투표제 도입 이후 이사회 내부 대립으로 인한 원활한 경영 저해, 노동조합 운동의 이사회에 영향, 미군정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도입된 제도 등 이유로 집중투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후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외자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니 나오자 집중투표제는 폐지 수순을 밟았습니다. 해당 법이 개정되면 외국인 지분율 최대 25%라는 외국인 투자 제한이 없어지면서 외국 자본으로부터 일본 기업의 경영권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1974년 일본의 집중투표제는 폐지됐습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가 상법을 개정하여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다면, 과거 일본 기업들이 겪었던 경영권 위협이 한국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짚었습니다.
부작용도 적지 않다고 보고서는 지적합니다. 이사 선임 과정에서 특정주주 간 파벌 싸움 가능성이 높아져 기업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회사 핵심기관인 이사회가 이익집단 간 이해충돌의 장으로 변질되면 기업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회사에 대규모 자금을 출자한 대주주는 오히려 영향력이 축소돼 자본 다수결 원칙이라는 주식회사 기본원칙이 훼손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권 교수는 "일본 사례를 보면 집중투표제가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특정 소수파의 이익만을 반영하기 위한 것인지 의문이 있다"라면서 "집중투표의 부작용 해소 방안 없이 무턱대고 집중투표를 의무화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큰 만큼 입법 논의를 지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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