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성과 안나고 후속임상 지지부진, 자존심 구긴 '줄기세포 강국' 韓
안트로젠·코아스템켐온·메디포스트 등 최근 임상 또는 허가변경 성과 도출 실패
허가 품목 중 100억 이상 매출 '카티스템' 유일…"첨생법 수혜 위한 최소한의 경쟁력 입증해야"

국내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사들이 허가를 받은 치료제의 상업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후속 임상에서도 부진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오는 21일 시행되는 첨단재생의료법(첨생법) 개정안에 따른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상업성과 효능을 입증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안트로젠과 코아스템켐온, 메디포스트 등 주요 국내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사들은 최근 잇따라 파이프라인의 주요 임상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10년여 만에 탄생 기대감을 모았던 후속 국산 줄기세포치료제 등장 역시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국내 업계는 글로벌 수준의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지난 2011년 파미셀 '하티셀그램-AMI'가 줄기세포치료제 중 세계 최초로 품목 허가를 획득한 이후 △메디포스트 '카티스템' △안트로젠 '큐피스템'(이상 2012년 1월) △코아스템켐온 '뉴로나타-알'(2014년) 등이 잇따라 상용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치료제는 체내 채취한 줄기세포를 다양한 방법으로 조작해 치료제로 만들어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맞춤형 재생의료에 적합한 첨단바이오의약품이라는 측면이 주목받으며 2000년대 들어 관련 기술에 대한 주목도가 급부상 했고, 국내는 상용화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대 중반까지 세계 2위 임상 수행국의 입지를 점했다.
다만 이후 이렇다 할 후속 성과가 이어지지 않는 중이다. 특히 최근 주요 개발사들의 후기 임상 결과 도출 시기가 맞물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10월 메디포스트가 미숙아 기관지폐이형성증(BPD) 치료제 '뉴모스템' 2상에서 1차 유효성 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11월엔 코아스템켐온이 앞서 국내 허가받은 뉴로나타-알의 글로벌 3상의 1차 지표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어 연말엔 메디포스트가 기존 무릎연골결손에 '발목 관절 거골 연골·골연골 결손'을 적응증으로 추가하기 위한 카티스템 국내 품목허가 변경 신청이 임상정 유용성 입증 부족을 이유로 반려됐다. 지난달 31일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ALLO-ASC-SHEET'의 미국 2상 톱라인(주요결과) 결과를 수령한 안트로젠 역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해당 실패 사례 대부분을 이미 허가 경험을 보유한 기업들이 주도했다는 점과 2016년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심사 규정 개정을 통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세포치료제가 임상 2상 만으로 조건부 허가를 획득할 수 있게된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과라는 평가다. 요원한 후속 허가품목 등장에 업계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줄기세포치료제와 같은 첨단재생바이오 의약품 시장 진입에 동력으로 작용할 첨생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효능 입증이라는 필수조건 없인 수혜 역시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허가된 품목들의 미미한 상업화 성과도 해당 우려에 힘을 싣는다. 4개 허가된 국산 줄기세포치료제 중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는 품목은 카티스템(2023년 약 216억원)이 유일하다. 나머지 품목들의 경우 한해 10억원 안팎에 불과한 매출에 그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들어선 전년 대비 매출액 규모와 각 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줄어들며 존재감이 더욱 약해졌다.
국내 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사 관계자는 "신약 모달리티(약물전달방식) 역시 트렌트(유행)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이는 단순히 시류에 편승하기 보단 당시 시장 주목도가 높은 영역으로 투자금이 몰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최근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주목받는 배경 역시 항암신약 분야에서 의미있는 효능을 입증하며 한 해 수 조원의 매출을 거두는 대형 품목을 배출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임상 난이도에 따른 안전성을 문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줄기세포치료제에 보수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탓에 글로벌 흥행 품목이 부재한 줄기세포치료제의 경우 의미있는 효능을 통해 경쟁력을 부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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