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봉 2억 오른 ‘다승왕’ 원태인 “삼진처리 능력 꼭 끌어올린다”

김양희 기자 2025. 2. 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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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팬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이것이었다. ‘원태인의 어깨는 괜찮을까.’

‘푸른 피의 에이스’는 작년 10월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부상으로 조기 강판했다. 검진 결과 오른쪽 어깨 관절 와순 손상이었다. 최근 2년 간 삼성과 대표팀을 오가면서 쉴 새 없이 던졌기에 탈이 날 수밖에 없었다. 프리미어12도 출전할 수 없었다. 시즌 뒤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재활에만 힘썼다. 다행히 원태인의 어깨는 괜찮다.

지난달 모교인 대구 경북고등학교에서 재능기부 중이던 원태인(25)은 한겨레와 만나 “정규리그 개막까지 컨디션을 잘 끌어올리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1월16일부터 캐치볼을 시작했고, 1월25일부터 경산볼파크에서 팀 훈련을 하다가 지난 1일 퓨처스(2군)팀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현재는 구자욱, 강민호, 김재윤, 백정현 등과 함께 재활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하고 있는데 괌에 있는 1군 선수단이 5일 오키나와로 오면 팀 훈련에 합류하게 된다.

원태인에게 2024년은 처음 타이틀 홀더(다승왕·15승)를 안겨준 해이기도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 해였다. 데뷔 처음 한국시리즈 선발로 나섰던 1차전은 “우승할 때까지 계속 생각이 날 것 같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은 비가 오는 와중에 치러졌고, 결국 사상 초유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됐다. 이틀 뒤 재개된 경기에서 삼성은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패했다. 원태인의 호투는 묻혔다. 원태인은 “타이브레이크나 아시안게임 등 큰 경기에서 많이 던져봤지만 한국시리즈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긴장도 되고 부담도 많았는데 한편으로는 이것을 이겨냈다는 자부심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2023년 10월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2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오싱/연합뉴스

원태인을 비롯해 문동주(한화 이글스) 등 대표팀 주축 선발들의 부재로 한국은 프리미어12에서 예선 탈락했다. 원태인은 “올림픽(2021년 도쿄), 아시안게임(2023년 항저우), 세계야구클래식(WBC·2023년)에서 던져봐서 프리미어12만 남아 있었다. 못 가게 되어서 너무 아쉬웠다”면서 “세계야구클래식(2026년 3월)이 다가오는데 올 시즌 동안 더 많이 성장해야 할 것 같다. 대표팀이 선발의 힘으로 겨뤄볼 수 있게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스스로는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종을 추가해야겠다”는 마음이 있다. “가지고 있는 것을 완벽하게 갈고닦을지, 새로운 구종을 추가할지 고민하고 방향성을 잡아가는 단계”라고 했다. 그는 “국내에서 잘해도 국제 경기에서 의문이 달리는 게 삼진 처리 능력 때문이다. 분명히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태인은 작년 9이닝당 삼진 수가 6.71로 선발로는 적은 편이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는 홈런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하다. 타자에게는 ‘천국’이지만 투수에게는 ‘지옥’이다. 원태인은 “여기에서 6년을 던졌는데도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면서 “(담장을)안 넘어갈 줄 알았는데 넘어가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는 했다. 스트레스만 받아서는 될 게 아니어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연구를 많이 했는데도 답이 없더라”고 했다. 그가 그나마 찾은 해법은 공격적으로 던지는 것. “안 맞으려고 하면 역효과가 나서 차라리 주자를 내보내지 말고 1점 홈런을 맞자고 생각했다.” 이런 마음가짐이 통했는지 8월 5경기 선발 등판에서는 볼넷이 하나도 없기도 했다.

자동투구볼판정(ABS)으로 스트라이크존이 일정해지면서 라팍 ‘존’에 적응해진 것도 있었다. 원태인은 “이제는 라팍 스트라이크존이 그려진다. 라팍에서는 어느 코스가 위력적이라는 사실을 아니까 그 코스를 공략하게 된다”고 했다. 올해 ABS 존이 살짝 아래로 조정되는 것에 대해서는 “로우 존(낮은 코스)을 잘 쓰는 편이어서 내게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2005년 4월30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기아(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당시 야구 신동으로 불렸던 6살 원태인에게 삼성 에이스였던 배영수가 시구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배영수는 ‘푸른 피의 에이스’로 불렸고, 이 호칭은 현재 원태인이 물려받았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원태인은 어릴 적부터 삼성팬들에게 유명한 ‘라이온즈바라기’였다. 유튜브 등에는 그가 6살 때 ‘삼성 찐팬’으로 시구하는 모습이 남아 있다.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야구를 하고, 대구 연고지 프로팀에 입성했으니 ‘성골’이나 다름없다. 그의 성장사를 지켜본 삼성팬들의 마음이 더 각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원태인은 “큰 시련 없이, 큰 부상 없이 무탈하게 잘 성장할 줄은 나도 몰랐다”면서 “팬분들이 ‘덕분에 올 시즌 너무 재미있게 봤다’라거나 ‘원태인 선수 선발 등판하는 경기는 꼭 보러 가고 싶다’라는 말을 해주실 때 진짜 기분이 좋다”고 했다.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호칭은 그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원태인은 작년(4억3000만원)보다 2억원(47%) 오른 6억3000만원에 올해 연봉 계약을 했다. 그만큼 부담감도 커졌다. 사실 그는 올스타전 외에 경기를 즐겨본 적이 없다. “매 경기 부담을 많이 느끼는 스타일”이지만 관중이 많은 경기에서는 더 기운이 솟고, 구위도 더 좋아진다. ‘이 경기는 내가 반드시 책임진다’는 생각에서 더 집중한다. 선발로 한 번 던지고 나면 몸무게가 1~2㎏이 빠진다. 잠도 잘 못 잔다. 그래서 다음날 12시간을 몰아 자기도 한다. 무더위에 5주 연속 낮 경기에서 던진 지난해 7~8월에는 “죽을 뻔했다”고도 한다. 그만큼 고되고 힘들지만 팬들의 환호성이 그의 어깨에 힘을 준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퇴근길 이벤트인 ‘블루밋\'에서 팬들과 인사하고 있는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해 첫 번째 목표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것. 부상만 없다면 기록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소 10승, 150이닝 투구는 무조건 해내야 한다.” 더불어 3년 주기(3년 차 성적 14승7패 평균자책점 3.06, 6년 차 성적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로 잘 던졌는데 이를 깨고 7년 차에도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 한 번 더 타이틀 홀더도 되고 싶다.

본격적인 몸풀기에 돌입한 원태인은 자신에게 말한다.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멀리 보자”고. “못 던졌다고 힘들어하지 말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낫다”고. “지금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팬 사랑을 받으며 잘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더 성장할 ‘18번의 에이스’는 2년 내 팀 우승을 목표로 올 시즌 또 다른 포효를 준비하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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