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전봇대 수백개 뽑아버릴 줄이야”…순천이 지키기 나선 ‘멸종 위기종’

송민섭 기자(song.minsub@mk.co.kr) 2025. 2. 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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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서식을 위해 시내 전봇대 282개를 뽑은 순천시가 국제두루미재단(International Crane Foundation, ICF)의 찬사를 받았다.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전 세계 두루미 종 보전과 서식지 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두루미재단 임원들이 순천만을 방문해 순천시의 생태 보전 정책을 직접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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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흑두루미 60% 오는 순천만
‘서식지 보전’ 전봇대 철거 등 노력
전 세계 두루미 전문가들이 전남 순천만의 생태철학을 공유했다. 순천만습지 찾은 두루미 전문가. 순천시 제공.
두루미 서식을 위해 시내 전봇대 282개를 뽑은 순천시가 국제두루미재단(International Crane Foundation, ICF)의 찬사를 받았다. 국제 멸종 위기종으로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는 전세계 개체 중 60%가 순천만을 찾아 겨울을 난다.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전 세계 두루미 종 보전과 서식지 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두루미재단 임원들이 순천만을 방문해 순천시의 생태 보전 정책을 직접 체험했다.

방문단은 순천만이 두루미의 시선으로 설계된 공간임을 직접 체험하며,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순천시의 생태철학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순천시는 ‘인간과 자연이 동등한 생태계의 구성원’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 20년간 지속적인 생태 보전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날 노관규 순천시장은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해 전봇대를 철거하고, 인위적 시설을 최소화하는 등 적극적인 보전 정책을 설명했다. 흑두루미 보호를 위해 시는 전봇대를 뽑아내고, 주민들은 차량 불빛 차단용 울타리를 설치하고 철새지킴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등 민관 협력도 활발하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02년 121마리였던 순천만의 흑두루미는 20년 만에 80배인 9800여 마리까지 늘기도 했다.

노 시장은 “이러한 정책은 지역 주민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실현한 것”이라며 시민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순천만습지를 방문한 국제두루미재단 임원들이 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순천시 제공.
국제두루미재단 임원들은 순천시의 생태 보전 노력이 실제 정책으로 실행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도심과 순천만을 연결하는 에코벨트를 조성하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사례는 순천시가 생태 보전과 경제 성장을 융합한 선순환 모델을 구축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혔다.

방문단은 “순천시가 생태를 경제적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세계적으로 증명했다”며 순천만이 국제적인 생태 거점으로 자리 잡은 이유를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관규 시장은 “흑두루미를 포함한 모든 생명들이 순천만으로 돌아와야 인간도 지속 가능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며 “생태 가치를 기반으로 문화와 경제를 융합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제두루미재단의 조지 아치볼드(George Archibald) 공동대표는 “순천시의 생태철학 리더십과 정책 실행력에 감사를 표하며, 순천만의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공유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방문단은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를 둘러보며 흑두루미의 비행과 울음소리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순천만이 보전된 자연 생태계 안에서 야생 조류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에 감탄하며, 생태 보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두루미재단(ICF)은 1973년 미국 위스콘신주에 본부를 두고 설립된 국제 민간단체로, 전 세계 15종의 두루미 보호와 서식지 복원을 위해 50개국 이상의 전문가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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