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중환자 치료차 미국 왔다가…멕시코인 6명 '필라델피아 참변'

비행기 탑승자 6명 전원 멕시코 국적…추락 현장 인명피해 규모 아직 파악 중

31일 (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쇼핑몰 인근에서 경비행기가 추락해 화염이 일고 있다. 이사고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미국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AFPBBNews=뉴스1

3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 추락한 환자 수송기에는 치료를 위해 잠시 미국을 들른 멕시코 소아 중환자 모녀가 탑승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필라델피아에서 치료를 받고 멕시코로 귀국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쯤 필라델피아 루즈벨트 대로와 코트먼 가 교차로에 떨어진 비행기는 의료환자 수송 비행기로 소아 중환자와 모친, 조종사, 부조종사, 의사, 구급대원 등 총 6명이 탑승 중이었다. 탑승자 모두 멕시코 국적이었다고 한다.

참변을 당한 환자는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에서 위중한 상태로 치료를 받았으며, 모녀는 추락한 비행기를 타고 미주리 주를 거쳐 멕시코 티후아나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추락한 비행기 행선지는 미주리 주 스프링필드브랜슨 국립공항이었다.

그러나 이 비행기는 같은날 오후 6시6분 노스이스트 필라델피아공항에서 이륙한지 30초 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졌고, 공항에서 4.8km 떨어진 지점에 추락했다. 추락지점은 공항에서 차량으로 12분쯤 떨어진 곳으로, 쇼핑몰 루즈벨트몰과 백화점 메이시스가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추락 당시 비와 안개가 내려 가시거리가 짧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상 조건이 추락 원인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추락한 비행기 파편이 인근으로 튕겨나가면서 인근 주택 서너채와 차량 6~8대가 화재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인터뷰에서 "하늘이 주황색으로 변했다"며 "그 다음 커다란 불덩어리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현장 화재는 추락 후 2시간 만에 진화됐다고 한다.

탑승자들의 생사 여부를 포함한 인명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당국은 인명 피해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유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비행기 추락 사고로 매우 슬프다"며 "무고한 영혼이 희생됐다"고 했다. 이어 "응급구조대원들의 뛰어난 초동조치가 있었다"며 "신의 축복을 바란다"고 했다.

조쉬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는 "지역경찰, 소방과 협력 중"이라며 "사고 대응에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